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직후 이번 발사에 관여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소속 과학자들을 크게 치하하면서 선물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밤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자 곧바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과학자들을 직접 만나 치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10월 중 발사라는 당의 결심에도 과학자들이 소신껏 발사 기한을 늦춰달라는 제의서를 올린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8월 정찰위성 2차 발사에 실패하자 ‘10월 중 3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10월 10일 당 창건일에 맞춰 정찰위성을 발사해야 한다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비행 궤도 안착에 대한 시뮬레이션 시험에서 오차가 발생하자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과학자들은 ‘10월 중 발사는 어렵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내용의 제의서를 올려보냈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무조건 한다‘는 구호가 깊게 박혀 있는 상명하복식 북한 체제에서 아래 단위가 당의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지난 5월 1차 발사 때도 당이 정한 시한에 맞춰 발사가 성급하게 이뤄져 실패한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는 냉정하게 진단하고 솔직하게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것도 충심이라는 생각으로 제의서를 올려보냈다는 것이다.
결국 과학자들의 의견에 따라 기한을 미루고 마침내 3차에 발사에 성공하자 김 위원장은 “당에서 결심한 대로 내밀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우리 과학자들을 믿었다. 당에 충심으로 건의한 동지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라며 과학자들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즉시 고급 당과류와 고기 등을 선물로 주고 추후에 국가 수훈과 표창도 내리라고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또 이번 발사에 힘쓴 과학자들의 생활을 돌봐주고 간부사업도 함께 진행하라고 언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 과학자들은 이번 발사에서 ‘만리경-1호’의 궤도 안착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찰 능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소식통은 “마지막 3단에서 위성을 궤도 자릿길에 올려세울 때 지구를 향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계속 오차가 있었다”며 “공정 부문에서 (러시아로부터) 기술적인 조언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이번 발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부품을 들여왔냐는 질문에 “우리는 부품 여러 개를 여벌로 생산한다”며 “로씨야(러시아)의 부품을 하나라도 가져다 쓰면 전체 부품을 다 바꿔야 해서 로씨야 부품을 가져다 쓰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북한 기술대표단이 러시아에서 위성과 관련한 기술 교육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직접 적용해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앞서 북한 매체는 “국가우주항공기술총국은 앞으로 빠른 기간 안에 수 개의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여 남조선(남한) 지역과 공화국 무력의 작전상 관심 지역에 대한 정찰 능력을 계속 확보해 나갈 계획을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제출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