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지린(吉林)성에 살고 있는 한 탈북민 여성이 중국인 남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집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은 7일 “최근 한 탈북민 여성이 잘 살고 싶은 마음에 원래 살던 중국인 남성 집에서 도망쳐 나와 다른 중국인 남성에게 갔지만, 아이만 낳고 쫓겨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탈북민 여성 A씨는 9년간 매우 가난한 집의 중국인 남성과 함께 살며 제대로 옷도 사 입지 못하고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줄 생각조차 못 할 정도로 힘들게 살아왔다.
경제적인 어려움에 한국으로 가려고 마음도 먹었지만, 코로나가 터져 이동 통제가 강화되면서는 위험이 커져 기회만 노리다 끝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A씨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한 탈북민에게서 ‘돈 많고 아파트까지 가지고 있는 남자가 있는데 한번 만나봐라. 생기기도 잘 생겼고 여자가 해달라는 건 다 해주겠다고 한다. 바보처럼 살지 말고 팔자 한번 바꿔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특히 A씨는 ‘성사되면 중국인 남성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2만 위안(한화 약 365만원)을 보내주겠다고 한다’는 말에 더 생각하지 않고 그와 만나기로 결심했다.
이후 중국인 남성을 만나본 A씨는 그동안 살던 집에서 몰래 뛰쳐나와 그와 함께 살게 됐고, 중국인 남성은 실제 함께 살게 된 지 일주일이 지나자 북한에 있는 A씨의 가족에게 약속대로 돈을 보내줬다고 한다.
그렇게 A씨는 새로운 중국인 남성과 살면서 지난해 12월 임신해 올해 10월 초 아들을 출산했다. 그런데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인 남성으로부터 집에서 나가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A씨는 이 중국인 남성이 사업한다며 나가 몇 달에 한 번씩 들어오곤 했어도 그의 부모님이 잘 돌봐줘 별 의심을 하지 않고 지냈는데, 아이를 출산한 지 열흘 정도가 지나자 한 중국인 여성과 함께 나타나더니 ‘사실 결혼했다. 아내가 아이를 낳지 못해 당신을 들인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이니 여기서 조금만 지내다 나가달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는 것.
결국 A씨는 출산 한 달쯤인 지난달 초 해당 중국인 남성에게서 돈 3000위안의 여비를 받고 집을 나오게 됐고, 현재는 그를 소개해줬던 탈북민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중국인 남성이 결혼 사실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고 아이를 얻기 위해 탈북민 여성을 수소문해 돈을 주고 산 것”이라면서 “중국 내 탈북민 여성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해도 신분이 없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고충을 털어놓을 곳도 마땅히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