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공군 기념일인 ‘항공절’을 맞아 공군부대를 방문한 가운데, 관영 매체를 통해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김주애의 모습을 본 주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테레비(텔레비전)에 나오는 원수님(김 위원장)의 딸을 보면서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며 “10대 어린아이의 모습이 배고픔에 굶주리며 어렵게 생활하는 주민들의 모습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주애가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과 동행해 처음으로 주민들에게도 얼굴이 공개됐을 당시 ‘아버지 엄마 닮아서 곱게 생겼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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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주애의 등장이 거듭될수록 주민들의 시선이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이번에 김주애가 자주색 가죽 코트를 걸치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나오자 더욱 씁쓸해하는 반응이었다는 후문이다.
북한에서 가죽 코트는 상당히 고가여서 돈 있는 사람들이나 간부들이 입는 옷으로 인식돼 있고 선글라스는 일반 주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액세서리라 김주애의 모습을 보고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금 주민들은 생활난 속에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면서 자식들을 배불리 먹이지도 제대로 입히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원수님의 딸은 10대의 어린 나이에 값비싼 가죽옷에 색안경(선글라스)까지 끼고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니 주민들이 고운 시선으로 보기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주애의 모습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는 얘기다.
이어 소식통은 “우리 자식들은 겨울인데도 제대로 된 동복(패딩)도 입지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는데, 부모 잘 만난 자식들은 호의호식하면서 자란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참 허탈하다는 게 지금 주민들이 느끼는 심정”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 속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주애 뒤에 서 있는 사진을 두고서도 뒷말이 무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리설주 동지가 처음 테레비에 나왔을 때 원수님보다 앞에 서서 걷더니 이번에는 딸이 아버지와 비슷한 차림을 하고 앞에 섰다”며 “이를 두고서는 ‘미래의 수령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건가’, ‘후계자로 낙착된 게 분명하다’는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