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외상값 놓고 다툼 일자 “학교 주변 매대집 장사 없애라”

학생들 외상으로 음식·물건 사고 안 갚아…장사꾼들과 부모들 간에 실랑이 자주 벌어져

신의주시 신비초급중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와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주변의 매대집 장사꾼들에 대한 집중 단속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최근 신의주시에서 학교 주변에서 장사하는 매대집 장사꾼들에 대한 단속이 심하다”면서 “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돈벌이하는 행위를 없애라는 도당위원회의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학교 주변 살림집에서 매대를 깔고 장사하는 주민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식, 학용품, 담배 등을 팔아 돈벌이하는데, 판매하는 물건들의 가격은 대부분 장마당보다 비싸게 책정돼 있다. 그래도 당장 필요한 학용품을 사야 하는 학생들이 급하게 찾기도 하고, 한창 배고플 나이인 학생들이다 보니 음식도 꽤 팔려 벌이가 쏠쏠하다고 한다.

특히 이런 매대집들은 이름과 학년, 학급만 적어놓으면 외상을 쉽게 줘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꾼들은 외상을 하고 돈을 잘 갚지 않는 학생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금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행여나 소문이라도 나서 창피한 일을 겪을까 봐 최대한 돈을 빨리 물어주려 한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최근 외상을 하고 돈을 갚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소식통은 “한 초급중학교 학생들이 잘 다니던 매대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외상하고는 오랫동안 돈을 물어주지 못해 아침에 등교할 때면 기다리고 서 있는 장사꾼에게서 빚 독촉을 심하게 받았다”면서 “이에 학생들이 학교 정문으로 다니지 않고 뒷 담장을 뛰어넘거나 심지어 등교하지 않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결국 장사꾼은 학생들의 집까지 찾아가 부모들에게 자식들의 외상값을 요구했고, 그로 인해 크고 작은 다툼이 자주 일어났다. 부모들은 ‘외상 줄 때 부모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주지 않았냐’며 외상값을 물어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장사꾼은 ‘당신 자식들이 가져다가 썼으니 물어달라’며 강하게 요구하는 등 실랑이가 이어졌다는 것.

이런 상황에 한 학생의 부모가 도당에 신소하면서 지난달 중순 학교 주변 매대집 장사를 없애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결국 모두가 다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며 “매대집 장사를 못하게 단속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