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국경 지역에서 가발 제작에 뛰어드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최근 신의주시에서 주민들이 밤을 새워가면서 머리 가발을 만들고 있다”면서 “가발 하나를 완성하면 크기와 무게에 따라 개당 쌀 5kg, 8kg, 12kg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장마당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밤새 가발을 제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장마당에 온종일 앉아 버는 돈이 밤새워 가발을 만든 대가로 받는 쌀을 살 정도도 안 되니 장마당에 자리가 있는 상인들도 장마당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밤을 새워 가발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식통은 “장마당에 나가 종일 벌어도 많아야 3000원, 일주일이면 2만원”이라며 “2만원은 쌀 4kg을 살 수 있는 돈이지만, 보통 일주일에 가발 2개를 만들면 최소 쌀 10kg은 벌 수 있으니 사람들이 장마당에도 나가지 않고 밤을 새워 가발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은 눈을 쥐어뜯으며 고생한 대가로 쌀을 받으니 밤을 새워도 힘든 줄 모르겠다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발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약 보름간의 견습을 마친 후에 시범으로 만든 가발이 합격을 받아야만 주문을 받아 제작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가발 견습을 주고 합격된 주민들에게 제작을 주문하는 사업은 도 무역국 소속 기술지도원들이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주민들에게서 완성된 가발을 받을 때도 직접 받으면서 하나하나 꼼꼼히 검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신의주뿐만 아니라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서는 기업소에서 주민들에게 가발 견습을 주게 하고, 가발을 만들어 보게 한 후 검열에 통과한 주민들에게 주문을 주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견습 기간이 지루하지만 몇 년 동안 장마당 벌이가 시원치 않아 하루 두 끼 보장하기도 어려웠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면서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발이나 속눈썹, 초물(草物)모자 등을 제작 주문받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면 하루 세 끼를 먹는 세대가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은 가발을 주문받는 선을 알지 못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