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男 파혼당한 사건에 원산시 ‘떠들썩’…주민들 손가락질

사촌 처제 상대로 강간 저질러…안전기관에서는 "왜 조용히 해결하지 못하냐" 며 피해자 추궁

북한 강원도 원산시의 한 도로. 자전거를 탄 주민들이 화물트럭이 오가는 길을 가로질러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강원도 원산시에서 30대 남성이 약혼녀의 사촌 여동생을 강간한 일로 파혼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떠들썩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지난달 22일 원산시의 30대 남성 A씨가 약혼녀의 사촌 여동생을 강간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 일이 알려져 A씨는 파혼당하고 주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A씨는 일반 직장에 다니는 노동자로, 짬짬이 자전거 뒤에 사람을 태우고 나르면서 돈벌이하다 지난해 알게 된 여성과 지난 7월 약혼식을 올리고 오는 12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하순 A씨가 약혼녀의 사촌 여동생을 강간하고, 이 사실이 곧바로 알려지면서 파혼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그날 A씨는 약혼녀의 집에 혼자 있다가 사촌 언니를 만나기 위해 온 동생을 강간했고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날에는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까지 했다”면서 “그러나 이 여성은 바로 당일 사촌 언니에게 자신이 당한 일을 그대로 전부 말해 A씨의 강간 행위가 다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A씨의 약혼녀는 곧장 자신의 부모와 A씨의 부모를 집으로 부르는 한편 동네가 들썩하게 목청을 돋워가며 A씨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고 그를 집에서 쫓아냈는데, 그 과정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동네 사람들이 죄다 모여들어 사건이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약혼녀는 이후 A씨의 직장에도 찾아가 그가 저지른 행위를 고발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망신당하고 주민들로부터도 거센 비난을 받게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A씨는 학생 시절에도 불량 학생으로 소문이 자자했고 군에 입대한 뒤에도 생활제대(불명예 제대)를 당해 평이 좋지 않았는데, 결국 강간을 저질러 하루아침에 약혼녀를 잃은 것은 물론 인간쓰레기라는 도장이 찍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강간 피해자인 사촌 여동생은 현재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집 밖 출입도 극도로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20대에 갓 들어선 여성이 아저씨(형부)가 될 사람에게서 그런 일을 당했으니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크겠느냐”면서 “우리나라(북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해도 딱히 해결해 주는 곳이 없어 혼자서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할 안전기관에서는 2차 가해 성격을 띤 발언으로 피해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약혼녀는 지역 분주소에도 찾아가 A씨를 신고했지만, 오히려 ‘왜 조용히 해결하지 못하고 소문까지 나게 해 사촌 동생에게 더 수치심을 주느냐’는 추궁만 들었다”면서 “이런 실정이니 비슷한 일을 당한 피해 여성들은 피해 사실을 숨기려고만 하고 범죄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머리를 쳐들고 다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