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군부대 고강도 지휘부 갱도 훈련…지휘관들 ‘헉헉’

예년과 달리 강도 높은 훈련에 식사 거부하기도…질 좋은 담요, 양말 등 군수품도 보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해 전군지휘훈련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군 당국이 최근 일부 군부대를 대상으로 갱도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보다 고강도로 훈련이 진행돼 군 지휘관들이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했다는 전언이다.

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와 자강도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들은 지난달 초부터 지휘부 갱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군은 전국을 요새화하기 위해 지역마다 지하 갱도를 구축하고 있다. 갱도 훈련은 전시에 지상 건물이 폭격됐을 때를 가상한 지휘부 방어 훈련으로, 주로 동기·하기훈련 전에 실시된다. 이번 훈련 역시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동기훈련을 앞두고 국경 군부대들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에서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을 명령하면서 ‘완전한 핵무력으로 적들을 압살하고 최고사령관 동지를 수호해야 한다’는 내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미뤄 한반도 유사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를 지하 갱도에서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훈련으로도 풀이된다.

소식통은 이번 갱도 훈련이 예년과 달리 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특이점으로 꼽았다. 갱도 훈련이 기본 중심이지만, 야전 및 특수전 훈련도 포함돼 있어 이전보다 활동량이 많아 힘들어하는 지휘관이 많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훈련이 너무 고되다 보니 밥 먹기 힘들어하는 인원도 있다”며 “음식에 맛도 모르고 메슥거려서 먹지 못하겠다고 할 만큼 강도가 세다”고 말했다.

훈련 기간 제공되는 식사는 양도 많고 반찬 구성도 다양한 편이지만, 강도 높은 훈련에 식사를 거부하는 인원들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을 계기로 담요와 방한용 천, 양말 등을 보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교적 질 좋은 군수품이 대량으로 보급돼 좋은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북한 군인들은 이렇게 질 좋은 군수품을 훈련이 끝난 뒤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와 관려해 본보는 최근 북한 국방성 산하 무역회사들이 양말과 담요, 이불, 옷감, 솜 등 상당량의 군수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무역회사들, 양말·담요·옷감 대거 수입…동기훈련 대비?)

북한산과 비교해 질 좋은 군수품이 보급됐다는 점에서 군 당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군수품 가운데 일부를 군부대에 풀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내부에서는 이번 갱도 훈련이 고강도로 진행되면서 앞으로 있을 동기훈련도 강도가 더 세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금 군에서 이뤄지는 모든 훈련이나 작전들은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동기훈련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갱도 훈련을 세게 한다는 것은 동기훈련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뜻이어서 벌써부터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