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역회사들, 양말·담요·옷감 대거 수입…동기훈련 대비?

예년과 달리 올해 수입량 유독 많아…내수용뿐만 아니라 러시아 수출 위한 것이란 추측도

조선인민군
훈련 중인 북한 군인.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무역회사들이 최근 중국에서 방한용품과 옷감을 대량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인민군 동기훈련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이지만, 예년보다 훨씬 많은 양이어서 러시아에 수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무역회사들은 겨울용 양말, 이불, 담요를 비롯해 옷감, 솜 등을 대거 수입했다.

북한 무역회사들이 섬유 제품을 대거 수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중순께부터다. 지난달의 경우 발목이 길고 두툼한 겨울용 양말을 집중적으로 수입했는데, 양말을 가공하기 위한 원자재가 아니라 완제품을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무역회사들은 검은색 등 무채색 계열의 성인용 양말을 요구했고, 보름여 간 다른 품목은 수입하지 않고 양말 단일품목만 수입해 갔다고 한다.

그러다 이달 초부터는 북한 무역회사들의 수입품이 담요와 이불, 옷감, 솜 등으로 확대됐다.

소식통은 “북한 무역회사들이 한 달 가까이 담요와 이불, 피복천, 솜을 계속해서 수입하고 있다”며 “수입해 간 담요와 이불, 옷감의 색깔은 양말과 마찬가지로 군청색, 회색, 밤색 등 어두운 색상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군 동기훈련 돌입에 앞서 무역회사들에 군용으로 쓸 것들을 수입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방한용품과 옷감 등을 수입한 무역회사들은 군 후방총국 등 국방성에 소속된 기관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군은 통상 10~11월을 동기훈련 준비 기간으로 두고 있는데, 이 시기 군인들에게 제공할 양말, 군복 등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무역회사들이 올해 수입한 물품의 양이 예년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담요 같은 것은 수십만 개 씩 들어가는데 돈이 간단치 않다”며 “과거에 (북한이) 수입해 가던 양을 아는 사람들은 (북한) 군대가 갑자기 돈이 많아졌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에 내수용으로만 이렇게 많은 양의 방한용품과 옷감을 수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섬유 제품을 가공해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수입량을 과거와 비교할 때 지금 북한 국방성 산하 무역회사들이 수입하는 물건들은 내부에서만 소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군수용 피복을 수출할 수 있는 곳은 러시아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양말, 담요, 이불, 옷감, 솜 등 수입품은 전량 화물열차가 아니라 선박으로 북한에 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