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도둑질한 성진제강소 청년동맹원들, 받은 처벌이…

창고에서 몰래 두 마대 훔쳐 팔아넘겨…무보수 노동 처벌로 마무리되자 노동자들 호응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월 13일 “황주 긴등벌이 강냉이(옥수수) 수확으로 끓고 있다”며 옥수수 수확 현황을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 성진제강연합기업소의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원 2명이 부업 밭에서 생산한 옥수수를 도둑질한 것으로 3개월 무보수 노동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김책시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성진제강소에서 청년동맹원 2명이 기업소 보위대와 짜고 임시창고에 건사해두면서 매일 햇볕을 쫴 말린 강냉이(옥수수) 35kg를 도둑질해 술과 바꿔 먹었다가 이 사실이 들통나 3개월 무보수 노동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성진제강소는 올해 기업소 부업 밭에서 생산한 옥수수들을 전부 수확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기업소 공터에 아침저녁으로 널어놓고 거두는 작업을 반복해왔는데, 이를 본 2명의 청년동맹원은 기업소 부업 밭 농사로 얻은 소출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쁜 마음을 먹고 이를 도둑질해 팔아넘길 궁리를 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달 중순 저녁 창고를 털어 35kg 정도 되는 옥수수 두 마대를 훔쳤고, 야간 근무를 서고 있는 보위대원 2명에게 적당히 돈을 찔러주고 기업소 정문을 통과해 빠져나갔다.

하지만 다음날 경리과 직원들은 창고에서 옥수수 두 마대가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상급에 보고했다. 이후 조용히 뒷조사가 진행됐고, 그 결과 청년동맹원 2명의 소행임이 밝혀졌다.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이들은 ‘강냉이를 메고 인근의 술집에다가 팔아넘기고 술 10리터와 현금을 받았다’고 자백했다.

소식통은 “성진제강소는 당장 10월 하순에 청년동맹원 대상 집중 사상투쟁회의를 열었으며 3개월 무보수 노동 3개월 처벌을 내렸다”며 “또 이들에 동조한 보위대원 2명에게도 4개월 무보수 노동 처벌을 내렸다”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이 4명에 대한 처리와 관련해 기업소 노동자들과 청년들은 대부분 처벌이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가을 수확철에 생산물에 손을 댄 것은 교화형이나 단련형 등 더 엄중하게 처벌될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기업소 측이 요란하게 취급하지 않고 내적으로 조용히 조사하고 무난하게 처리한 것에 이구동성으로 적절한 처사였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기업소 안전부가 나와서 큰소리치고 당 비서들까지 나서서 강하게 꼬집고 강력한 처벌을 주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는 기업소 후방부 지배인을 비롯한 행정 일꾼들이 사상투쟁회의를 주도하고 무보수 노동 처벌이 내려지자 노동자들은 ‘우리가 바라던 바’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 처리와 관련해 기업소 노동자들과 청년들 속에서는 ‘이번에 제1차 도·시·군 인민위원장 강습회가 열리면서 그 계기에 행정 일꾼들의 권한이 더 높여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