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북송 탈북민 중 10대 소녀도…미성년자 보호 조치는 없어

北 추가 송환 계획도…소식통 "집결소 인원 조사 끝날 때쯤 중국에서 새로운 인원 들어올 것"

중국 지린성 투먼에 있는 변방관리소. /사진=데일리NK

지난 9일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민 가운데 10대 여성 청소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강제북송돼 현재 온성과 신의주 보위부 집결소에 구금돼 있는 탈북민들 중 최고령자는 62세 여성, 최연소자는 15세 소녀이며, 남성 가운데 최고 연장자는 55세”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15세 소녀는 본래 북한에서 태어났지만, 집안 형편으로 8세 때 매매 입양으로 중국의 한 가정집에 보내졌다. 이 여성은 중국인 양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가 자수한 후 중국 감옥에 수감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8세 때 중국인에게 입양됐지만 중국 호적에 등록되지는 않은 상태여서 강제북송 대상에 포함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이 소녀가 중국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왜 양아버지에게 해를 가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강제북송된 탈북민들 가운데 10대 미성년자가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보위부 집결소 내에서는 미성년자도 성인과 똑같이 처우하는데, 이 15세 소녀도 현재 성인들과 똑같이 구금된 채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보위부 집결소는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을 본래 거주지역 관할의 사법기관으로 이송하기 전에 이들을 어느 기관 산하의 수감시설로 보낼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가 이뤄지는 곳이다.

보위부는 중국 공안으로부터 탈북민들을 인계받을 때 이들에 대한 자료도 함께 넘겨받고, 이를 토대로 탈북 목적과 동기, 중국에서의 생활, 한국행 시도 여부 등을 재조사한다.

만약 경제적 목적이나 친척 방문을 위해 탈북했다가 중국에 체류하게 된 것으로 판명되면 안전부 산하의 단련대나 교화소로 보내지지만, 한국행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되면 국가보위성 산하의 정치범수용소(관리소)로 이감될 가능성이 높다.

보위원들은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이 한국행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밝혀내야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어 거짓 자백이라도 받아내려 조사과정에서 고문이나 폭행을 일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현재 보위부 집결소에 구금돼 있는 탈북민들에 대한 고문이나 폭행이 이뤄진 바 있냐’는 질문에 “구타는 기본”이라며 “중국에서 뭐 했는지 솔직하게 말할 사람이 어딨겠냐”고 말했다.

특히 수백 명의 수감자를 관리하기 위해 보위원이나 계호원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본보기로 수감자를 구타하는 일도 다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본보의 취재 결과 현재 온성 보위부 집결소에는 관리 인력에 해당하는 보위원(군관) 10여 명, 수감자 감시 임무를 기본으로 하는 계호원(하전사) 20여 명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남성이지만, 중국에서 탈북민들이 강제북송되면서 2명의 여성 계호원이 함경북도 보위국에서 온성 보위부 집결소로 임시 파견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또 신의주 보위부 집결소에는 보위원 20여 명, 계호원 20여 명 등이 있으며, 모두 남성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조만간 중국 측으로부터 새로운 탈북민들을 인계받아 강제 송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금 집결소에 있는 인원에 대한 조사가 끝날 때쯤 중국에서 새로운 인원이 들어올 것”이라며 “중국 공안 및 변방대와 함께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