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쌀 가격 폭락하자 음식 장사꾼들 얼굴에 ‘웃음꽃’

쌀 주재료로 하는 떡, 인조고기 밥 장사꾼들 장사 엄두 못내다 쌀값 내리자 다시 돈벌이 나서

북한 인조고기 밥.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서 쌀 가격이 하락하면서 떡 등을 만들어 파는 음식 장사꾼들이 시름을 덜고 있다는 전언이다.

2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시장의 쌀 가격이 내려가면서 떡이나 인조고기 밥 등 쌀을 재료로 하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혜산시의 음식 장사꾼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쌀 가격이 비싸면 원가가 높아져 그만큼 음식 가격을 높여 팔거나 크기를 줄여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사 먹는 사람이 없어 단돈 100원 벌기도 어려운 게 음식 장사꾼들의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전에 비해 500원짜리 떡이나 인조고기 밥 크기나 양이 많이 줄어든 상태인데 여기서 가격을 높여 부르거나 크기를 줄이면 사람들이 사 먹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떡이나 인조고기 밥 한 개 살 수 있는 돈에다가 100~200원을 보태면 감자 1kg를 살 수 있는데 누가 사먹으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혜산 시장의 쌀 가격이 한때 7000원대까지 오르면서 떡이나 인조고기 밥 등 쌀을 재료로 하는 음식 장사꾼들은 장사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 대신 이들은 오그랑죽을 만들어 팔았고, 이 때문에 한동안 시장에서 떡이나 인조고기 밥을 구경하기가 어려웠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데 최근 혜산 시장의 쌀 가격이 5000원대로 뚝 떨어지면서 음식 장사꾼들이 다시 원래 팔던 음식을 만들어 돈벌이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쌀 가격이 내려가면서 요즘 떡이나 인조고기 밥을 파는 장사꾼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고 가끔 음식을 팔기 위해 동네를 한 바퀴 돌기도 한다”면서 “요즘은 음식 장사꾼들이 손해는 아니라며 얼굴에 웃음을 띠는 것을 보니 죽벌이라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인조고기 밥을 파는 장사꾼들은 쌀 가격이 하락한 데 이어 인조고기 가격까지 내려가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한다.

인조고기는 콩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대두박)를 높은 온도로 가열한 식품으로, 고기처럼 쫄깃한 식감 때문에 인조고기라 불린다. 유부초밥과 비슷하게 인조고기 사이에 쌀밥을 넣고 고춧가루 양념을 발라 먹는다.

소식통은 “콩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조고기 가격도 5300원에서 1300원 내려 4000원에 팔리고 있다”면서 “이 가격으로 인조고기 밥을 만들면 원가도 낮아지고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돈벌이는 할 수 있어 인조고기 밥 장사꾼들이 반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쌀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 생계가 또다시 위기에 처하게 될 테니 음식 장사꾼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