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무식한 사람은 실력도 없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21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노동당이 지방행정 관료들에 대해 충성심과 실력이 없다는 이유로 비판과 물갈이를 진행하고 있다. 소식통에 의하면 얼마 전 남포시 당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치산치수를 잘 못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몇 시간 동안 국토관리 부문 관계자들을 망신 주고 ‘형식주의자’, ‘요령주의자’라는 이름을 씌워 직위 해제시켰다. 그리고 이들처럼 되지 말라고 엄중 경고까지 했다고 한다. 심각한 것은 이런 일이 비단 남포시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 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일꾼의 실력을 강조하는 기사에서 “해방 후 건설 시기 항일 빨치산 출신들이 대학을 나오지도 못했고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이었지만 그 어떤 간판이나 직권으로 일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사실 그들이 대학도 못 나오고 정규교육도 못 받아 무식하게 행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방 후 경제건설에서 무슨 큰 역할 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해방 후 북한의 경제를 이끌어간 사람은 대학을 나오고 교육을 받은 지식인들이고 김일성도 해방 후 건국 사업에 주요 역할은 지식인들이 했다는 것에 대해 항상 언급했다. 그래서 노동당 마크에 지식인을 상징하는 붓도 그려 넣었다. 빨치산 출신이 조금 역할을 했다고 해도 빨치산 출신이라는 배경과 막강한 권력을 누리면서 한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이 학력이나 경력, 직권은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실 김정은이 아니면 누가 군용 헬기로 비료 살포를 진행하겠는가?

자기는 조상이 물려준 권력으로 실력을 과시하면서 소 1마리 자동차 1대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아래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무기로 될 수 없으며, 그것이 실력의 공백을 메꾸어 줄 수는 더욱 없다”며 당성, 혁명성과 함께 높은 실력만이 일꾼의 자격과 가치를 평가한다고 사람잡이를 하는 것은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절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실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뇌를 사용하지 않는 행위이다.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삶은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과정이다”라고 했다. 충성심만 있으면 공부도 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아도 실력이 저절로 생긴다고 하는 것은 무식(無識)한 그것보다 더 위험한 요구이다.

진보는 변화 없이 불가능하고 지식을 쌓고, 상식을 알아가며 마음을 바꾸는 과정이 진정한 실력을 발휘하는 과정이 아닐까? 북한 노동당은 무식한 말과 행동으로 주민들과 간부들을 고생시키지 말고 무식한 자신을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