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올해 가을 초모를 마감한 가운데, 평안북도 군 초모에 총책임자로 파견된 8군단 대열부장이 여성 초모 대상자들의 피임기구 삽입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가 대열보충국으로부터 추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데일리NK 북한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대열보충국은 지난달 25일 내적 총화에서 ‘가을 초모가 비교적 사고 없이 잘 이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평안북도 군사동원부에 총책임자로 파견된 8군단 대열부장이 복잡성을 조성해 평안북도 가을 초모 부대 대열편성이 늦어진 것을 결함으로 꼽았다.
북한은 올해 가을 초모를 진행하면서 지역별 주둔 군단의 대열부 간부를 해당 지역 도 군사동원부에 총책임자로 파견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평안북도 군사동원부에는 8군단 대열부장이 파견됐다.
다만 그는 평안북도 병원에서 진행한 초모생 신체검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여성 초모생 전체가 피임기구로 알려진 루프 삽입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불합격 판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대열보충국에 부대 호송 날짜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간 평안북도 군사동원부는 여성들의 피임기구 삽입을 문제로 걸고 들지 않았는데, 8군단 대열부장이 처음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초모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부모들이 딸들을 군에 내보낼 때 무조건 고리(루프)를 하게 한다”며 “부모를 떠나 집단생활을 하면서 군대 안에 흔한 강간에 대비해 피임하기 위한 것으로 고리를 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고 말했다.
군사동원부도 이런 속사정을 알기 때문에 여성 초모 대상자들이 루프 삽입을 했다는 것으로 신체검사에서 불합격을 주진 않았는데, 사정을 전혀 몰랐던 8군단 대열부장이 이번에 이 문제를 걸고 들었다가 오히려 대열보충국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8군단 대열부장은 18~19세 여성들이 피임한 것이 정상이냐며 문제 삼았으나 대열보충국은 ‘문제시할 사안이 아니니 소리 내지 말고 부대 호송과 대열편성 일정을 다그치라’고 지시했다”며 “특히 대열보충국은 이 사건 내용이 주민들에게 흘러 들어가지 않게 함구할 데 대해서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대열보충국의 입단속은 북한군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여군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 경로로 사건을 접한 주민들 속에서는 ‘여성 군인들이 강간당하는 것을 당연한 일처럼 여기는 대열보충국 간부들도 딸들을 군에 입대시킬지 의문’이라는 비난이 나왔다고 한다.
이후 대열보충국은 8군단 대열부장에 대해 ‘초모 현장의 사정을 아무것도 모르는 대열부 간부’라고 지적하면서 별것 아닌 문제로 평안북도 가을 초모 일정을 지연시킨 데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평안북도 가을 초모에서 남녀 초모 비율은 9대 1로, 여성 초모 대상들은 대부분 올봄에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 노동하던 대상들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