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간 항공기·열차·버스 운행 재개에도 北 환율 변동 미미

원 달러·위안 환율 모두 강보합세…“귀국 승인이 국경 문 연다는 뜻은 아냐" 통제 지속 전망

/그래픽=데일리NK

북중 간 여객 항공기와 열차, 버스 운행이 재개되면서 본격적으로 대외 교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시장환율은 크게 요동치지 않고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무역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8380원이었다. 2주 전인 지난달 20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 8300원보다 80원 오른 것이다.

다른 지역의 북한 원·달러 환율도 마찬가지로 강보합세를 보였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의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각각 8390원, 8400원으로 지난달 20일 조사 당시 환율보다 60원, 80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부터 1달러에 북한 돈 8000~8400원 사이에서 완만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020년 1월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해 무역이 축소된 여파로 1달러에 북한 돈 4000원대까지 하락했던 북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부터 무역량이 증가하면서 국경 봉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현재까지 지속 유지되고 있다.

북한 시장의 원·위안 환율은 원·달러 환율보다 더 변동폭이 적었다.

지난 3일 기준 평양과 혜산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1260원, 1280원으로 조사돼 지난달 20일 조사 당시보다 각각 10원씩 올랐고, 신의주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보합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중순 이후 북중 간 여객기와 버스 운행이 여러 번 이뤄졌음에도 북한 원·위안 환율은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16일 중국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에서는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넘어오는 버스 행렬이 포착됐고, 22일에는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의 여객기가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착륙한 것이 확인됐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국제 여객열차와 버스가 중국에 체류하던 북한 노동자와 유학생 등을 태우고 단둥에서 신의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달 27일 관영매체를 통해 “세계적인 악성 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해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북한 국적자)들의 귀국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북한 무역업자들 사이에서는 인적 왕래가 이뤄지는 것과 무역 확대는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폭이 크지 않은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해외 체류자 귀국 조치 발표 이후 무역 기관에 무역 확대를 의미하는 실질적인 지시나 명령을 하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무역 상황에 밝은 북한 내부 소식통은 “해외에 있던 사람들의 귀국을 승인한다는 것이 곧 국경 문을 연다는 뜻은 아니다”며 “봉쇄 기간 이뤄졌던 국가 중심 무역 조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