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세관이 조만간 열린다는 소문이 또다시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세관 개방이 소문으로 그친 게 벌써 여러 번이라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혜산세관이 열려 무역이 전면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또다시 확산하고 있다”면서도 “지금껏 소문이 소문에 그치고 세관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 대부분은 이번에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혜산시에는 무역회사들이 지난 2일 ‘이달 중순 혜산 세관을 열어 무역을 재개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는 소문과 함께 중국에 사사(私事)여행을 나갔다가 코로나 사태로 3년 넘게 발이 묶인 사사여행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가 혜산세관에 내려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현재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이달 중하순께 세관이 열려 무역이 정상화될 것이다’, ‘여태 소식이 없던 사사여행자들을 입국시킬 준비까지 하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확실하다’는 기대감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주민 대부분은 ‘그때 가봐야 알 일’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혜산시의 한 무역업자는 “올해 초부터 열린다던 세관이 현재까지 열리지 않았고, 이런 소문을 너무나 많이 듣다 보니 이제는 감흥이 없다. 전에는 세관이 열린다고 하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기뻤으나 이제는 정반대의 기분이 든다. 차라리 열리지 않는다 하면 포기라도 할 텐데 언제까지 이런 고문을 받고 살아야 할지 참담하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그동안 무역 재개 지시와 중앙 검열 등을 다 끝내 놓고도 세관이 열리지 않아 소문에 대한 믿음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면서 “어떤 무역 일꾼들은 ‘사람들을 놀리는 것도 아니고 연다고 하면서 왜 계속 미루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등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세관이 열린다는 소문에 무역일꾼들이 이잣돈(사채)을 빌려 광석이나 약초 등 물건을 사들여 금전적으로 큰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세관이 열려 무역이 재개될 것으로 생각하고 일을 벌린 무역일꾼들이 중국에 물건을 넘기지 못하면서 빚을 떠안았다는 것이다.
특히 소식통은 “8~9월이 수확철인 들쭉을 사들인 무역일꾼들의 마음고생이 크다”면서 “들쭉 같은 것은 빨리 수출하지 못하면 익으면서 맛도 변하고 신선도도 잃는데, 그렇게 되면 제 가격을 받을 수 없어 마이너스 장사를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무역일꾼들은 바쁜데(급한데) 열린다고 한 세관은 열리지 않고 열린다는 날짜도 계속 미뤄지고 있어 무역일꾼들의 한숨이 깊어져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