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여행으로 캐리어 수요 느는데 장마당에선 제품 고갈

코로나 안정화되면서 찾는 사람 점점 증가…소식통 "국경 풀리기만 하면 들어올 것"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장마당들에 바퀴 달린 트렁크 가방(캐리어)이 고갈돼 물건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출장을 자주 다니는 간부들이 주로 찾고 있지만, 수입 제품은 물론 국산 제품도 없어 가방 자체를 구할 수 없다는 전언이다.

5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들어 함흥시에서는 바퀴 달린 트렁크 가방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물건이 없어 장사꾼들이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이후 중국에서 수입되지 않아 시장에 물건이 마른 지 1년 이상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후 수입이 어려워진 제품들은 대부분 국내 것으로 대체됐는데, 트렁크 가방은 현재까지 국산 제가 나오지 않아 구매도 판매도 불가능한 상황”이랴며 “(국산 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캐리어를 찾는 주민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올해는 코로나 상황이 안정화되면서 출장이나 정치행사 참가 등의 목적으로 평양이나 다른 대도시로 향하거나 여행을 가는 간부, 주민들로 인해 캐리어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꺼번에 많은 짐을 넣을 수 있고, 바퀴가 달려 있어 가지고 다니기 편리하며, 비밀번호 잠금장치가 장착돼 있다는 점에서 출장이나 여행 시 캐리어 사용을 선호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 제품이 없어 구할 수조차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본래 국경 지역들에서 수입된 캐리어는 함흥시는 물론 전국 주요 도시에 도매됐으나 중국 돈 300~1000위안(한화 약 5~18만원)으로 가격대가 있는 데다 대중적인 상품이 아니라서 도매상들도 판매할 수 있을 만큼의 수량만 받았다고 한다.

다만 코로나가 터지고 3년 넘게 국경이 봉쇄되면서 가뜩이나 공급량이 많지 않았던 캐리어는 점점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지금은 제품이 아예 고갈된 상태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함흥뿐만 아니라 양강도 혜산 장마당에도 캐리어가 동난 상태로 알려졌다.

실제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에 트렁크 가방이 말라 원해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 전에는 고양이 뿔 내놓고는 장마당에 없는 물건이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달 혜산시의 한 주민은 평양에 있는 가족이 병원에 입원해 면회를 가려고 캐리어를 사러 온 장마당을 다 돌아다녔지만 가지고 있는 상인이 없어 끝내 구하지 못했다.

캐리어가 없으면 짐을 무겁게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에 이 주민은 캐리어를 가지고 있을 만한 이웃집들에 모두 전화를 돌려 겨우 빌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일부 개인 밀무역자들이 장마당에 없는 물건들을 들여오기 위해 중국 대방들에 물건을 이미 주문한 상태라 국경이 풀리기만 하면 들어올 것”이라며 “지금은 몇몇 주민들이 필요한 물건을 구하지 못해 불편을 겪지만, 그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