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육로 무역 확대 관측에도 출렁이지 않는 北 환율

달러·위안 환율 모두 보합세 유지…환전상 단속과 개인 무역 기대감 하락 영향인 듯

/그래픽=데일리NK

북한 외화 환율이 강보합세다. 최근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압록강철교(조중우의교)에서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돼 북중 간 육로 개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음에도 북한 내 외화 환율 변동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평양에서 북한 원·달러 환율은 8300원이었다. 보름 전인 지난 6일 평양의 원·달러 환율이 827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의 원·달러 환율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20일 기준 신의주 원·달러 환율은 8330원, 혜산 원·달러 환율은 8320원으로 직전 조사 당시 환율보다 각각 50원, 30원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원·위안 환율도 큰 등락 없이 보합세를 이어갔다. 1200원대의 원·위안 환율은 지난 6월부터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20일 기준 국경 지역인 신의주와 혜산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각각 1260원. 1270원으로 지난 6일 조사 때보다 10원, 2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북한 외화 환율 변동폭이 크지 않은 것은 최근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외화 환전상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본보는 최근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혜산시에서 일명 ‘돈데꼬’(환전상)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이 환전으로 수수료를 챙기는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여기고 환전상들을 체포해 처벌하면서 환전상들이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혜산시 안전부, 돈데꼬 단속해 단련대에…환전 시장 위축)

북한 당국이 환전상 단속에 나선 것은 무역 확대 관련 조치로 인해 갑자기 환율이 치솟고 내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환전상들이 주춤하면 현금 유통이나 개인의 경제 활동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단속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앞으로 육로 무역이 본격화되더라도 당국이 중앙집권적 무역을 표방한 만큼 통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외화 수요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육로 무역이 확대된다고 해도 개인들이 무역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로부터 허가받은 기관 위주로 무역 허가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당장 개인들이 외화를 사들이면서 무역에 참여하겠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