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긴등물길공사 총력전 나선 北…탈북민 가족 돌격대로 투입

반역자 대신 애국할 기회라며 지원 강제…교대, 포상 기회 박탈에 억울함과 불만 호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황주긴등물길공사장에 불같은 날과 달이 흐르고 있다”며 완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공사 현장 분위기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황주긴등물길공사 총력전에 나선 함경북도가 탈북민 가족들을 돌격대로 동원해 공사에 내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는 3년 전부터 시작한 황주긴등물길공사를 당이 정해준 기한 내에 무조건 끝내야 한다면서 돌격대 인원을 더 투입할 것을 지시했는데, 여기에 도내 탈북자 가족까지 대상으로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함경북도는 ‘탈북자 가족들이 남조선(남한)이나 중국에 간 가족이 보내온 돈으로 잘 먹고 잘살아 주변 주민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데 단련대나 교화소에 보낼 명분도 없으니 차라리 돌격대로 공사 현장에 투입해 뼈 빠지게 일하게 하는 게 답’이라면서 돌격대 동원 결정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실제 도는 앞서 탈북민 가족들에게 ‘나라를 배신한 반역자들을 대신해 애국하기 위한 좋은 기회이니 공사장에 뼈를 묻을 각오로 구슬땀을 바치라’며 돌격대 지원을 강제했다고 한다.

특히 도는 이번에 돌격대로 나간 다른 주민들은 교대도 할 수 있게 하고 입당이나 표창 대상이 될 기회도 주지만, 탈북민 가족이나 추방자 가족들에게는 교대나 포상의 기회도 주지 않고 공사가 끝날 때까지 일만 시키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도의 방침에 일부 탈북민 가족들은 ‘가족이 탈북했다고 해서 그들이 보내준 돈을 제대로 써 본 적도 없다. 보위부나 주변 감시자들이 파리처럼 달라붙어 돈을 다 빼앗아 잘살아본 적이 없다’며 내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또 일부는 ‘우리가 무슨 죄냐. 당에서는 우리를 차별하지 말고 돌봐주라는 방침을 내렸다고 하는데 맨날 모욕하고 구박하고 이렇게 돌격대에까지도 끌어내서 차별한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이번에 대상자로 뽑힌 탈북민 가족 중 일부는 몸이 아파 돌격대로 못 나가겠다고 했는데, 도는 이에 대해 반항이라면서 반동분자로 취급하겠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