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동거로 세 들어 살던 주민들이 집주인 행세를 하며 집을 팔고 달아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최근 청진시에서 동거로 살던 주민들이 집주인인 것처럼 하면서 동거로 살던 집을 팔고 달아나는 사건들이 발생해 하루아침에 집을 잃어버린 신세가 된 집주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북한에서는 돈 있는 사람들이 집을 하나 더 장만해 동거를 주고 동거비(월세)를 받는 식으로 돈벌이를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경제난이 심해지면서는 주민들이 동거로 주던 여유 집도 팔고, 심지어는 자신들이 살던 집에마저 동거를 들이고 자신들은 창고나 천막생활을 하는 식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부모 세대와 분가한 자식 세대가 세간을 합치고 각자 살던 집 중에 동거비를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는 집에 동거를 들여 매달 받는 동거비로 부모 자식 세대가 함께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세 들어 살던 주민들이 집주인인 양 하면서 동거 집을 팔고 달아나거나 다른 동거인을 들이고 그들에게서 받은 동거비를 가지고 달아나는 일종의 부동산 사기 사건들이 최근 여러 차례 발생해 집주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청진시 청암구역의 한 50대 부부는 지금으로부터 6개월 전 생계난으로 인해 집에 동거인을 들이고 자신들은 분가한 자식의 집에 들어가 함께 생활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초 동거비를 받기 위해 자신들이 살던 집을 찾아갔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황당한 상황을 마주했다.
집에 살고 있던 이들은 ‘며칠 전 집을 사서 이사를 왔다’고 했고, 이에 이 부부는 ‘도대체 무슨 말이냐’며 자신들이 빌려준 집이라는 등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당장 집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사를 왔다는 이들도 제값을 주고 산 집이라며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이 사안은 법적 분쟁으로 번졌으나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이제는 뭐가 됐든 누가 돈(뇌물)을 많이 쓰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이 갈라지기 때문에 법 걸음을 해도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중요한 건 동거 집을 팔고 달아난 사람들을 찾는 것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 집주인들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청진시의 또 다른 구역에서는 동거로 들인 주민이 집주인 행세를 하면서 다른 동거인을 들이고 1년 치 동거비를 받고 달아나는 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지금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주민들이 별의별 범죄를 다 저지르고 있다”면서 “그래서 요즘은 집에 동거를 들인 주민들도 혹여 피해를 볼까 봐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면 동거도 들이지 않으려고 해 진짜 집이 없어서 동거 집에 들려는 사람들이 동거 집을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