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월 27일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한 가운데, TV를 통해 열병식을 지켜본 주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신의주시에서 텔레비(TV)를 통해 전승절 열병식을 시청한 주민들은 ‘인민들은 식량 부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국가는 열병식을 열고 무력 자랑에 도취해 있다’며 씁쓸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6·25전쟁 정전협정을 체결한 7월 27일을 ‘전승의 날’이라고 주장하며 기념해오고 있는데, 올해는 특히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전통 우방인 중국, 러시아 대표단까지 초청해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과 ‘화성-18형’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 등 신형 무인기를 공개하며 대내외에 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 본 주민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TV를 통해 열병식을 본 몇몇 주민들은 ‘국가는 오로지 무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주민 생활은 안중에도 없다’, ‘인민들이 굶어 죽든 말든 상관없이 무기 만드는데 외화를 펑펑 쓰고 있다’는 등 당국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소식통은 “요즘 주민들은 지금 먹을 게 없어 하루를 겨우 버티는 그야말로 지옥 같은 생활을 이어가는 상황인데 국가는 그런 주민들의 생활은 아랑곳하지 않고 신형 무기를 만들어 열병식에 선보이고 무력 자랑만 늘어놓으니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민생을 외면한 채 최근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인 것에 대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 대변인은 “북한이 비핵화와 평화를 모색하기보다는 핵 개발과 대결의 자세를 고집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한은 지금이라도 핵 개발과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올바른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