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양강도 농촌건설 동원된 당원대대 식량도 주민에 떠맡겨

인민반 통해 세대당 쌀 2kg씩 내라 요구…재촉한 인민반장은 주민들과 갈등 빚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4면을 ‘백두산기슭의 농촌건설전구에서 조선노동당원의 기개를 남김없이 과시하자’는 제하의 특집기사들로 채우고 양강도 농촌 살림집 건설에 나선 당원대대들에게 신화를 창조하자고 독려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양강도 농촌건설 사업에 동원된 당원대대들의 식량을 주민들에게 부담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자재비용도 모자라 식량까지 떠맡기고 있는 것이다.

2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달 초 신의주시에서 양강도 농촌 살림집 건설을 위해 양강도로 떠나는 당원대대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쌀을 거뒀는데 최근 또다시 식량을 바치라 요구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시는 이달 초 주민들에게 양강도 농촌건설에 동원된 당원대대를 위해 각 세대에서 쌀 2kg씩을 지원하라고 인민반을 통해 포치하면서 현물이 없으면 대신 현금 1만원씩을 내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최근 또다시 인민반 회의를 조직하고 양강도 농촌건설에 동원된 당원들에게 보낼 식량을 자발적 원칙에서 양심껏 바칠 데 대한 포치가 내려졌다고 한다.

특히 이 과정에 신의주시의 한 인민반에서는 인민반장이 앞서 2kg의 쌀을 내지 못한 세대들을 하나하나 꼽으면서 ‘빨리 내라’고 재촉해 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돈 있고 먹고사는데 여유가 있는 세대들은 단 얼마라도 더 바칠 수 있지만 돈이 없어 쌀밥 구경해본 지가 오래된 세대들은 ‘이제는 내라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머리끝까지 신경이 곤두선다’고 말을 한다”며 “인민반장이 각 세대들의 형편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일부러 바치지 않은 것처럼 지적하니 감정이 폭발해 다툼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함경북도에서도 최근 양강도 농촌 건설에 동원된 당원대대 지원을 명목으로 주민 세대에 쌀을 요구하는 한편, 자발적인 헌납도 강요해 주민들 속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금 주민들은 ‘배불리 먹다 죽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할 정도로 혹독한 생활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자발적이든 강요든 순 내라는 소리밖에 없으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어떤 주민들은 ‘백성의 피를 뽑아 낯을 내는 살림집 건설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냐’며 볼멘소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양강도의 농촌을 전변시키자고 전국의 당원들을 불러 모으고는 그들의 식량 하나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모든 것을 주민들의 주머니에서 해결하려 하고 주민 부담으로 떠넘기는 국가의 행태에 분노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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