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옥수수 가격 급락…쌀 가격은 지역별로 양상 달라

하지 감자, 풋강냉이 수확·유통되면서 영향 미친 듯…8월 말까지 곡물 가격 안정화 관측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하늘의 변덕을 이겨내며 전야 마다에 훌륭한 작황을 펼쳐가자”면서 폭우와 폭염 등 자연재해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뉴스1·노동신문

최근 북한 옥수수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주민들이 쌀을 대신해 먹는 풋강냉이와 감자가 시장에 유통되면서 옥수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북한돈 2580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 9일 신의주 시장의 옥수수 가격이 33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주 만에 21.8% 급락한 것이다.

다른 지역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옥수수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양의 경우 23일 기준 시장 옥수수 가격은 2520원으로, 직전 조사 당시 가격(3050원)에서 17.3% 하락했다.

양강도 혜산에서도 옥수수 가격이 하락해 평양과 신의주, 혜산 모두 옥수수 가격이 2000원대 중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 함흥 이남 지역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하지 감자가 수확돼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상태다. 또 옥수수를 통째로 삶아 먹는 풋강냉이도 하루 한 끼 정도를 때울 수 있는 식품이기 때문에 이를 시장에 내다 파는 장사꾼도 적지 않다고 한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일부 공장이나 기업소 등 직장에서 풋강냉이를 배급하기도 했다.

이런 하지 감자와 풋강냉이 공급은 옥수수 수요 감소 및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쌀 가격은 지역별로 등락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기준 혜산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의 가격은 5610원에 거래됐다. 9일 조사 때의 혜산 시장 쌀 가격과 비교하면 3.3% 하락했다.

신의주의 경우에는 지난 23일 쌀 가격이 5000원대 중반으로 9일 조사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평양의 쌀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 23일 평양 시장의 쌀 가격은 5440원으로, 지난 9일 당시 가격보다 6.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쌀 가격 추이가 다른 것은 쌀 수요와 구매력이 지역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양의 경우 이달 초부터 시장 쌀값이 하락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데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폭우에 대비해 쌀을 사재기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쌀 가격이 다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평양 소식통은 “평양은 주식으로 입쌀을 먹는 사람이 많아서 감자나 풋강냉이가 나와도 밥 대신 이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더욱이 7월에 폭우가 내린다고 여기에 대비하라는 지시가 계속 내려오면서 평소 때보다 쌀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옥수수 수확이 본격화되는 8월 말까지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옥수수나 밀, 보리 농사가 지난해보다는 작황이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8월 태풍 피해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작물 수확 시기로만 본다면 계속해서 쌀 대체 작물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곡물 가격 안정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