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시·군들에 종합약국 분점 개설 착수…반응은 ‘미지근’

국가 중심 의약품 공급 체계 정상화 일환…주민들 "병원에 가도 약 없는데..." 불신

2022년 8월 자강도 강계시에 설립된 종합약국.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종합약국이 설립돼 국가 생산 의약품들이 우선 공급되고 있는 가운데, 자강도가 도내 시·군들에 종합약국 분점을 개설할 것을 결정하고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자강도 당위원회는 지난 10일 열린 도당 전원회의에서 하반기 보건부문 개선을 위한 당정책 집행 사안으로 내년 말까지 도안의 시·군들에 종합약국 분점을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도당은 올해 7월부터 설계를 시작해 올해 말까지 시·군별 종합약국 분점 위치 선정과 건물 기초를 세우고, 내년 한 해 동안에는 대대적으로 건설 공사를 진행해 내년 말 일제히 분점 문을 열도록 하라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했다.

소식통은 “도당은 도 소재지에만 건설된 종합약국의 덕을 도안의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장마당과 개인에 의존했던 약품 공급에 종지부를 찍고 국가 약품 공급 체계가 정상화된 사회주의 보건의료의 생활력을 과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실제 자강도에는 신약과 고려약(한약의 북한식 표현)을 모두 처방하는 종합약국이 도 소재지인 강계시에만 설립돼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장마당이나 개인을 통해야만 국가 생산 약품을 구할 수 있는 형편이다.

이에 도당은 도내 시·군들에 종합약국 분점을 내 더 많은 주민에게 국가 생산 약품이 가닿을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것을 하반기 지방 보건의료 체계 개선 중심 사업으로 내놓았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자강도는 강계시 종합약국의 진찰, 처방, 상담, 약품 공급 등 의료서비스 전산화·원격화 시범 자료들을 분점 건설과 연관된 각 시·군의 해당 기관들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강도는 당의 보건 정책 방향과 그에 따른 도내 유관기관들의 역할을 정리한 자료, 지난 1년간의 강계시 종합약국의 주민 건강관리 기록일지 등을 각 시·군 해당 기관들에서 열람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종합약국 분점 개설에 대한 도내 주민들의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도에서는 장마당이나 개인에게 의존한 약품 공급을 근절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현실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북한)는 병원에 가도 약이 없어서 대부분 사람들이 중국에서 밀수입돼 장마당이나 개인 집에서 파는 중국산 약을 사 먹는다”며 “그래서 사람들은 병원이 있어도 온전히 우리나라 이름으로 된 약 하나도 제대로 못 사 먹는데 약국을 건설한들 무슨 소용이겠냐고 말하면서 불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