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곡식 탈곡 진행되자 농촌 몰려든 도시민들…막무가내 싹쓸이

농촌 길목들에 초소 세우고 단속 강화해도 뇌물 주고 빠져나가…농촌 주민들 아우성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사진=데일리NK

심각한 식량난 속에서 북한의 도시민들이 농촌에 들이쳐 갓 탈곡한 올곡식을 싹쓸이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식량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시의 주민들이 막무가내로 차를 끌고 농촌에 들어와 금방 탈곡한 올곡식을 죄다 쓸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의 농장들에서 올곡식 탈곡이 진행되자 도시 주민들이 삽시에 몰려들어 쟁탈전을 벌였다.

실제 지난 10일부터 강원도 농장들에 외부 차량이 슬슬 모여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평양, 평안남도 평성, 함경남도 함흥 등지에서도 주민들이 차를 끌고 들어와 올곡식을 포대째로 마구 실어날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개인 장사꾼들도 있지만, 공장 기업소들에서도 전부 차를 끌고 올곡식 실어나르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노동자들에게 시장에서보다 단 얼마라도 싸게 식량을 해결해 주려는 입장에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외부에서까지 올곡식을 확보하려고 달려들자 더럭 겁을 먹은 강원도 농촌 현지 주민들까지 사재기에 뛰어들어 일대가 더 난리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강원도는 10호 초소를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차량을 통제하고 농촌에서 빠져나가는 길목들에도 초소를 세워 단속에 나섰지만, 개인 장사꾼들이나 공장 기업소에서는 아는 사람들을 내세워 뇌물을 찔러주고 무사히 통과해 나갔다고 한다.

소식통은 “농촌의 주민들은 도에서 방침을 내놓고 나서도 단속이 무색했다며 한탄했고 농장에도 어려운 세대가 많고 국가에 바쳐야 하는 곡식량도 정해져 있는데 도시 사람들이 와서 이모저모로 농촌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아우성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