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텔에 USB 끼워 한국 드라마 시청하던 30대 남성 체포돼

혼자 몰래 보다가 단속 걸려…중학교 시절 한국 영상물 시청으로 공개비판 받은 전례 있어

북한 주민들이 외부 콘텐츠를 시청할 때 주로 사용하는 노트텔 기기.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평안북도에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던 30대 남성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구성시에서 한국 드라마가 들어있는 USB를 노트텔에 끼워 놓고 시청하던 30대 남성 김모 씨가 단속에 걸려 체포됐다.

체포 당시 김 씨는 집에서 홀로 ‘힘쎈여자 도봉순’이라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코로나 전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한데 모여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하곤 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단속이 강화되고 처벌 수위도 높아져 USB나 SD카드 같은 휴대용 저장장치에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넣고 한 명씩 돌아가며 몰래 시청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김 씨도 친구들과 순서를 정해 USB를 돌려가며 보던 중 단속에 걸리게 됐다는 전언이다.

다만 소식통은 “김 씨가 체포된 지 열흘이 넘었으나 그의 주변 친구들 중에 불려 간 이는 아직 없다”며 “보통은 친구들끼리 ‘단속에 걸리면 자기 단계에서 처리하고 다른 사람을 절대로 불지 말고 끌어 들이지도 말자’고 약속하는데, 아마 김 씨도 친구들과 그런 약속을 하고 철저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속기관에서는 USB의 출처를 밝혀내고 관련자들을 모두 소탕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다하기 때문에 김 씨와 모의한 친구들도 조만간 체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소식통은 “김 씨가 마지막까지 USB 출처나 친구들에 대해 말하지 않고 혼자서 다 안고 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 씨의 가족들은 김 씨를 살리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지만, 남조선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에 대한 국가의 처벌 의지가 강한 만큼,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씨는 어려서부터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즐겼고, 중학교 시절에는 이 같은 행위로 공개비판 무대에도 세워진 전례가 있어 더욱 크게 문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현재 북한은 법률에 근거해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을 시청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본보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전문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북한은 동법 제27조(괴뢰사상문화전파죄)에서 ‘괴뢰영화나 녹화물, 편집물, 도서, 노래, 그림, 사진 같은 것을 보았거나 들었거나 보관한 자 또는 괴뢰노래, 그림, 사진, 도안 같은 것을 유입, 유포한 자는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