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북도 농촌의 신축 살림집 마을들이 곳곳에 널브러진 생활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어 대책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은 13일 “낡은 집을 철거해 새 살림집을 건설해주면서 마을에 공동 오물장을 건설해주지 않아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며 “사람들은 새집에서 사는 건 좋지만, 공동 생활환경이 한심하다고 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북도 일부 지역의 새로 지어진 농촌 살림집 마을 주민들은 ‘비가 많이 오고 더운 여름에 여기저기 버려진 각종 오물이 썩는 냄새로 도저히 못 살겠다’며 마을에 공동 오물장을 만들어줄 것을 리당위원회를 통해 군당위원회에 청원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농촌 살림집들 특성에 맞게 텃밭이나 농장 밭들에 거름으로 내고 안 썩는 오물은 텃밭을 파고 깊이 묻으면 되니 조금만 더 참아라. 오물장까지 만들 세멘트(시멘트)가 어디 있나’라는 것이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민정신’을 부각할 핵심 사업으로 전국 농촌에 살림집 건설을 진행하면서도 공동생활에 필요한 시설 마련 문제는 등한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황해북도의 한 농촌 새 살림집 마을은 주민들이 입사한 후에도 몇 달간 공동 오물장이 건설되거나 오물을 버릴 구역이 따로 지정되지 않아 밭이나 도로 곳곳에 쓰레기들이 마구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주민들은 벌레가 들끓고 악취가 진동하는 비위생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 당국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쉽게 버릴 만한 곳이나 이미 오물이 가득 쌓인 곳에들에 ‘오물을 버리지 마시오’라고 적힌 나무 팻말을 설치해 쓰레기 무단 투기 근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땅히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는 마을 주민들은 ‘오물을 버릴 구역을 정해 주든가 새로 오물장을 만들어야지 못 버리게 통제만 하면 그만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도 당국은 오물장 건설에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결국 마을에서는 세대마다 돈을 모아 오물장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소식통은 “새로 건설된 단층 살림집과 저층(2~3층) 소형 아파트를 배정받은 세대들에서는 도적 침입 방지를 위한 쇠창살을 창문에 필수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다”며 “이것도 개인이 알아서 자체로 해야 해 새집을 배정받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쇠창살을 주문하고 있어 철근값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