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방 행정기관들, 청부업자와 계약 맺고 노후 주택 개선 추진

국가 건축자재 판매로 수익 내면서 살림집 건설 성과에도 반영하는 '일거양득' 효과 노려

북한살림집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20일 “인민의 행복의 터전으로 전변된 평안북도·자강도·강원도·양강도 등 여러 농촌마을에 또 다시 ‘새집들이 경사’가 났다”면서 살림집(주택) 건설 성과를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역 불균형 타파를 위한 지방 살림집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함경남도 인민위원회가 청부업자들과 계약을 맺고 노후 주택 수리 사업을 하반기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북한 함경남도 소식통은 12일 “지난 6일 도 인민위원회가 하반기 살림집 건설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신축 살림집 건설 외에 낡은 살림집 수리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고 개인(청부업자)과 업무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통상 노후 살림집 수리는 개인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데, 이례적으로 지방 행정기관이 나서서 청부업자들과 계약을 맺어 노후 살림집 수리 사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함경남도는 상반기 살림집 건설 계획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엄격히 총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살림집 건설 목표 완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자 함경남도는 낡은 살림집을 수리하는 주거 환경 개선 사업까지 포함해 살림집 건설 성과에 반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도 인민위원회는 업무계약을 맺은 청부업자들을 통해 집을 수리하려는 세대에게는 건축자재를 야매(개인 장사꾼 판매) 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도록 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인민위원회와 업무계약을 맺은 개인 청부업자들에게 집수리를 맡긴 세대는 함경남도 살림집 건설 총지휘부를 통해 세멘트(시멘트), 모래, 목재 등 건축 자재들을 장마당 가격보다 절반 눅게(싸게) 살 수 있다”고 했다.

국가 자재를 판매해 수익을 내기도 하면서 수리된 살림집을 하반기 살림집 건설 계획에 반영해 성과로 포장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린 셈이다.

소식통은 “도 인민위원회는 장마철을 맞아 낡은 집을 수리하려는 세대들에 ‘어차피 장마당에서 건축 자재를 구매해야 할 텐데 개인들의 돈주머니를 불려주지 말고 국가에 돈을 내고 당당하게 사가라’며 ‘이것이 국가나 개인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청부업자와 업무계약을 맺어 노후 살림집 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이 같은 움직임은 평안남도와 나선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에서도 나선시는 청부업자들과 계약을 맺으면서 ‘시 살림집 건설장에서 요구할 경우 동원될 수 있다’는 조건까지 넣었는데, 이를 두고 살림집 건설 계획과 질 보장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