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석탄값 ‘껑충’…대북제재에도 대낮에 버젓이 거래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화와 중국 내 수요 증가 영향으로 분석…북한 외화 소득 증가할 듯

2018년 6월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국경 지역 모습. 압록강변에 석탄이 쌓여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석탄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석탄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국제 시세의 절반 수준도 안 됐던 북한산 석탄 가격도 최근 들어 크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중국에 열량 5000kcal 정도의 동력탄(발전용 석탄)을 수출하면서 1톤당 120달러를 받고 있다.

6000kcal 이상의 고열량 석탄을 수출하는 경우 북한은 1톤당 150달러 정도를 받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북한은 한 번에 최소 5000톤의 석탄을 수출하고 있는데, 모두 제값을 받는다면 5000kcal 이하의 동력탄을 기준으로 60만 달러(한화 약 8억 8000만원)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북한 무역회사가 자체적으로 3000톤가량의 비교적 적은 양을 중국에 밀매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국가 무역 단위에서 석탄 수출에 관여하고 있어 그보다 많은 양을 취급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의 북한산 석탄 가격은 지난해 연말 가격보다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는 5000kcal의 난방용 북한산 석탄이 1톤당 40~50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원자재에 대한 금수 조치가 이뤄지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북한산 석탄도 덩달아 값이 올라 지난해 8월경에는 1톤당 100달러까지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이후 북한이 중국에 석탄을 급매하려 하면서 가격이 1톤당 5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북한 무역회사들은 12월 연말 총화 직전 해당 연도의 외화 과제량을 달성하기 위해 싼값에 석탄을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외화 부족한 北, 中이 석탄 가격 후려쳐도 빨리 넘기려 혈안)

최근 크게 오른 북한산 석탄 가격은 국제 시세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호주 뉴캐슬산 6000Kcal 고열량 석탄의 가격은 144.8달러였으며 중국 친황다오산 5500kcal 열량의 석탄 가격은 115달러였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폭등했던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봄 이후 수요 감소와 공급 안정화로 전쟁 이전의 수준으로 하락한 데다 중국 내 석탄 수요 증가로 북한산 석탄 가격이 상승하면서 북한산 석탄이 국제 시세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감시에도 불구하고 낮에도 버젓이 선박을 통한 석탄 거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수출하는 석탄 규모가 적을 때는 감시를 피해서 주고 밤에 배들이 움직였는데 요즘에는 낮에도 대형 선박들이 남포에서 중국 산동성으로 들어간다”며 “그런 대형 선박들은 대부분 석탄이나 아연광석, 철광석 같은 광물을 실은 배들”이라고 언급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8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