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부족한 北, 中이 석탄 가격 후려쳐도 빨리 넘기려 혈안

달러 확보 위해 석탄 수출 매달려…추위 시작되고 공급 줄면서 내수용 석탄값은 올라

북한 당국이 코로나를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하기 전인 2019년 10월 신의주 강변에 쌓여있는 석탄과 운반선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지속해서 석탄을 수출해 외화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 석탄 가격 하락으로 북한산 석탄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북한 당국은 석탄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4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의 무역업자에게 석탄을 밀매할 때 1t당 평균 50달러를 받고 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북한은 중국에 석탄을 넘길 때 t당 100달러를 받기도 했으나 한 달여 사이에 절반 이하로 값이 하락한 것이다.

석탄의 국제 시세가 하락한 데다 북한에서 중국에 밀수출하는 석탄의 양의 많아지면서 북한산 석탄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중국 무역업자들이 북한산 석탄 가격을 일방적으로 깎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평안북도 소식통은 “상황에 따라서 1t당 40딸라(달러)만 받고 중국에 팔아버리는 회사도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석탄은 북한의 가장 큰 외화 수입원이고 중국은 북한산 석탄을 팔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거래 상대이기 때문에 북한은 낮은 가격이라도 되도록 중국 측에서 정한 가격에 맞춰 많은 양을 처분하려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블룸버그 터미널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비교적 값이 저렴한 인도네시아산 석탄 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1t에 331달러였다. 이와 비교하면 북한은 이에 약 1/6 가격으로 중국에 석탄을 팔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이 중국에 밀수출하는 석탄은 6000kcal가량의 고품질 석탄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에는 석탄 공급량이 많지 않아 석탄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신의주에서는 석탄 1t이 40~50달러에 거래됐다. 수출용 가격과 내수용 가격이 같아질 만큼 북한 내부 석탄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내수용 석탄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저렴한 것이 일반적이지만, 내수용으로 유통되고 있는 석탄의 양이 많지 않고 겨울철 석탄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출용 석탄만큼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석탄 생산지에서 내수용으로 석탄을 팔 때 t당 35달러 이상의 가격을 받기 때문에 탄광에서 거리가 먼 지역으로 갈수록 석탄 가격이 비싸진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수출용 석탄을 내수용으로 돌릴 경우 북한 주민들이 조금 더 저렴하게 석탄을 구할 수는 있겠으나 그만큼 외화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특히 북한 무역회사들 입장에서는 12월이 다가오기 때문에 연말 총화를 준비해야 하고 외화 과제량을 맞춰야 해 하루라도 빨리 최대한 많이 중국에 석탄을 수출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북한 내부 소식통은 “옛날에 석탄값이 눅을(저렴할) 때는 1톤에 10딸라면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보다 30~40딸라가 비싸졌다”며 “겨울나이가 힘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