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보이던 시장 쌀·옥수숫값 일제히 하락…그 배경은?

혜산 옥수수 가격은 1월 초 이후 첫 2000원대…곡물 수입 확대와 감자 등 수확이 영향 미친 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전국의 많은 지역, 단위들에서 앞그루 밀, 보리 수확을 결속(마감)했거나 마감 단계에서 다그치고 있는 소식들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함흥시 동흥산구역 부민농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시장에서 곡물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까지 상승세에 있던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은 이달 초부터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감자와 햇곡식 수확이 시작된 데다 수입 물량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의 시장에서 쌀 1kg는 북한 돈 5350원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 11일 57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2주 만에 6.1%가 하락한 것이다.

북한 내에서도 비교적 물가가 비싼 양강도 혜산에서도 지난 25일 기준 쌀 1kg이 시장에서 5600원에 거래돼 두 달여 만에 쌀값이 5000원대로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혜산의 경우 지난 11일 당시 조사 가격(6000원)과 비교할 때 6.7% 하락해 다른 지역보다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평양 시장 쌀값도 신의주나 혜산보다는 하락폭이 작지만, 역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북한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쌀보다 가격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신의주의 시장에서 옥수수 1kg의 가격은 2520원으로 조사됐다. 앞선 조사 때인 지난 11일 신의주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3000원으로 2주 만에 16%가 하락했다.

혜산의 경우 25일 옥수수 가격은 2800원으로 조사됐는데, 2000원대로 하락한 것은 올해 1월 초 이후 처음이다.

25일 평양 옥수수 가격도 2540원으로 지난 11일 당시 가격(2700원)보다 5.9%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최근 북한 곡물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북한 당국의 곡물 수입량 증가와 더불어 6월 중순 이후 시작된 밀, 보리 등 햇곡식 및 감자 수확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쌀, 옥수수, 밀 등 곡물 수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북한의 대중 쌀 수입량은 6723만 달러였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8년 한해 쌀 수입액 2260만 달러보다 3배 많은 수치다.

또 수확된 감자나 밀, 보리가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것 또한 곡물 가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보통 5월 말 햇곡식이 나오기 전까지 춘궁기 식량난이 가장 심화되고 6월 중순경부터 식량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감자나 밀, 보리 모두 지난해보다는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앞으로 한 달가량은 작물 수확에 따라 시장 곡물 가격이 다소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