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조업 재개시켰지만… “팔 곳 없어 바다에서 고생만”

코로나 국경봉쇄 시기 밀수 차단 위해 개인 소형 선박 몰수…지금도 작은 배들은 안 보여

지난 24일 북중 국경지역 인근 해역에서 포착된 북한 선박.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경봉쇄로 제한했던 서해 조업 활동을 최근 재개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철산군 등 북한 서해 수역에서 어민들의 조업 활동이 재개됐다.

코로나 국경봉쇄 기간 조업이 금지돼 다른 일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북한 어민들이 다시 본업에 복귀하면서 수산사업소에도 오랜만에 활기 띤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어민들의 고기잡이가 수산사업소 단위로 제한된 데다 잡은 수산물을 자체적으로 중국에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 조업 활동에 따른 이윤이 코로나 이전만큼 크지 않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중국 무역업자에게 조개류를 판매하면 kg당 최소 10위안 정도 받을 수 있지만 북한 내수용으로 판매하면 3~4위안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민들 사이에서는 “그물도 변변치 않아서 잡히는 것이 많지 않은데 판매할 곳도 없어 바다에서 고생만 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민들은 하루빨리 규제가 완화돼 소규모 단위로 조업할 수 있게 되고 수산물 밀수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 국경봉쇄 시기 개인 소유의 소형 선박들을 몰수해 수산사업소에 귀속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법적으로 개인이 선박을 소유할 수 없게 돼 있으나 일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돈주들은 소형 선박을 구해 수산사업소에 적(籍)만 걸어두고 실질적으로 선박을 개별 운영해 왔다. 그리고 조업을 통해 얻은 수산물 일부를 중국 무역업자 등에게 자체적으로 판매해 이윤을 얻곤 했다.

그러다 북한은 코로나 이후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방역을 명목으로 개인이 운영하던 소형 선박들을 몰수했고, 현재까지도 소형 선박의 조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실제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철산군 앞바다 등에서 20톤 이하의 소형 선박이 조업하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사업소 단위로 고기잡이를 해서는 돈을 벌 수가 없다”며 “예전처럼 작은 배들이 바다 나가는 것을 허락해 줘야 어민들이 먹고살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