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에 평양시 주민들까지 ‘총동원’

기일 내 완공 어렵다 보고 주민 투입…야간 동원에 대중교통 24시간 운행 조치하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25일 평양시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평양시 화성지구 2단계 1만세대 살림집(주택) 건설과 별도로 진행되는 4100세대 건설사업이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평양 서포지구 건설을 앞당기기 위해 평양시 주민들을 총동원해 속도를 높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이 더디게 진행돼 정해진 기일 안에 완공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빠른 속도를 보장하기 위한 방도로 개별도급제, 담당제를 제시하면서 평양시 주민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건설에 투입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앞서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1/4분기 계획 수행과 진척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 분석한 북한은 전국에서 동원돼 온 돌격대 인원만으로 기일 내 완공은 어림없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북한은 건설 총지휘부를 통해 현장 지휘부들에 구획도를 정식 내려보내 구간별, 구역별, 구획별, 호동별로 하나씩 떼어주도록 하고, 평양시 전체 주민에게는 건설에 무조건 협조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평양시 주민들은 지난 18일부터 낮에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맡은 일에 집중하고 야간에는 서포지구 건설장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평양시에서 밥 먹고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무조건 나오라고 해 기관 기업소 일꾼, 노동자와 여맹원들은 물론이고 학생들까지 건설에 내몰리고 있다”며 “이번에 개별도급제, 담당제 과제가 얼마나 꼼꼼하게 할당됐는지 아주 작은 단위들까지 세세하게 나눠 빠져나갈 구멍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에 동원된 주민들의 출퇴근을 보장하기 위해 기존 밤 11시까지 운행됐던 서포-서평양 무궤도전차, 시내버스 등 교통수단을 당분간 24시간 운행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야간에 나와서 건설에 동원됐다고 본 과업을 미루거나 놓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건설도 혁명과업 수행도 다 같이 밀고 나가야 한다’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건설장에 60%의 자재만 보장해주고 모자라는 자재는 각 단위에서 자재를 대용하거나 그것도 없으면 주민들에게서 돈을 모아서 사들이든지 해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 무조건 기일 안에 건설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심지어 단위별 경쟁까지 붙인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