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난해 이어 올해도 심각한 ‘봄 가뭄’ 시달려…농사 비상

"관개공사만 가지고 문제 해결하기엔 어림도 없어"…北 주민들, 가뭄에 사용수 문제까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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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남도 배천군 수원농장에서 양수기 등을 동원해 땅에 물을 주고 있다. /사진=북한선전매체 ‘조선의오늘’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각한 봄 가뭄으로 농사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올해 가뭄은 작년과 유사하거나 조금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봄철에 비가 조금만 적게 오면 작물 재배가 어려운데 지금 밭에는 흙먼지가 펄펄 나고 논은 대부분 마른 상태라 당장 땅에 종자를 넣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소식통은 “가뭄이 길어지면서 저수지의 수위가 지나치게 낮아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봄철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상황이 심화하자 관개용수 확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하수 시설들을 준비하였다고 하여 마음을 놓을 것이 아니라 곳곳에 물주머니들을 만들고 물을 채워 넣는 등 가물(가뭄)에 대처할 준비를 예견성있게 하여야 한다”며 “가물(가뭄)이나 큰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내놓는 조치들은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소식통은 “농사는 물이 없으면 망하고 농사가 안되면 농민의 살길이 막힌다”며 “신문 방송에서 나오는 관개공사만 가지고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림도 없고 그 외 강하천 물주머니 만들기나 관개용 전력 우선 공급 지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성, 순천은 보통 대동강 물을 끌어다 쓰고 안주, 숙천, 문덕, 평원 등은 청천강-평남관개 물길(수로)이나 개천-태성호 물길을 쓰는데, 이런 물길들은 전기와 양수기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흐름식’이라 밭농사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밭농사하는 농민들은 등짐으로 물을 긷고 있어 너무 힘들어 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밭농사하는 사람들은 이동식 양수기가 있어 등짐으로 물을 나르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심각한 봄 가뭄에 북한 주민들은 당장 식수, 사용수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날이 가물어 우물물도 줄어드는 상황이고 수돗물도 일주일에 기껏해야 3~4일 정도만 나온다”며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많이 하는 방식은 지하수 이용인데, 쫄장(수동 펌프)이나 굴포(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를 파고, 샘터나 습지에 고인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