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감 위기 놓인 신의주시 주민, 처지 비관해 극단적 선택

병보석자 재수감 지시에 다시 잡아들이는 사업 진행…압박감 못이겨 스스로 목숨 끊어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청성노동자구.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병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재수감될 위기에 처한 40대 주민이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의주시에서는 병보석으로 풀려났던 40대 여성 최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사망한 최 씨는 지난 2019년 마약 장사를 하다 단속돼 7년의 교화형을 선고받고 3년간 교화소에 수감돼 있다가 2022년 병보석으로 풀려나 집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사회안전성의 지시로 병보석으로 풀려난 사람들을 다시 재수감시키는 사업이 시작됐고,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최 씨는 다시 교화소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불안감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앞서 본보는 병보석으로 풀어준 자들을 이유 불문하고 재수감 시키라는 사회안전성의 지시에 따라 평안북도 안전국이 병보석자를 다시 잡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사회안전성 “병보석으로 풀어준 자 재수감 시키라” 지시…왜?)

소식통은 “지난달 중순부터 신의주시에서 병보석으로 풀려난 사람들을 다시 교화소로 보내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재수감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끌려가기도 하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여기저기 피해 다니며 몸을 숨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더욱이 최 씨와 같이 교화소에 재수감되는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교화소 생활을 하다 나온 사람들은 ‘거기에서는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하고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백 수천 번씩 든다’고 말한다”면서 “특히 코로나 이후에는 돈 없고 빽(배경)이 없으면 교화소에서 살아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말도 무성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사망한 최 씨도 교화소 생활을 너무나 잘 알기에 다시 붙잡혀갈 대신 죽음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