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성 “병보석으로 풀어준 자 재수감 시키라” 지시…왜?

내부 공포 분위기 조성해 긴장감 끌어올리려는 목적…주민들 "차라리 전쟁이라도 했으면"

북한 압록강 삭주군 평안북도 주민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 모습. /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사회안전성이 전국 안전국들에 병보석으로 풀어준 이들을 재수감 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사회안전성이 전국의 안전국들에 병보석으로 풀려난 자들을 재수감 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건강상의 문제가 있더라도 이유 불문하고 재수감 시킬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정치범수용소에 있거나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이들을 제외하고 북한 구금시설에서 복역 중인 수감자들이 뇌물을 바치고 병을 앓는 것으로 해서 병보석을 받는 일이 관행처럼 돼 왔다.

실제 신의주시의 한 주민은 2018년 한국 영화를 판매하다 단속돼 노동교화형 7년을 선고받았는데, 뇌물을 써서 병보석으로 풀려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 사회안전성이 최근 전국 안전국들에 병보석자 재수감 지시를 내려 평안북도 안전국도 지난 10일부터 병보석으로 석방한 이들을 재수감 시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최근의 정세 긴장 상황과 관련해 주민들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범죄자들이 제일 위험한 불순분자들로 인식되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이들부터 처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때문에 뇌물을 고이고 풀려난 사람들뿐만 아니라 실제 아파서 풀려난 사람들까지 죄다 재수감 시켜 주민들에게 전쟁이 일어날 듯한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은 한미 군 당국의 연합 훈련에 대응해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적으로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연합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듯한 분위기로 몰고 가고 있는데, 정작 주민들은 이에 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공포 분위기도 때를 봐 가며 적당히 해야 하는데 매일같이 겁을 주니 당연히 만성화돼 먹히지 않는 것”이라면서 “가뜩이나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을 형편에 주민들은 굶어 죽으나 전쟁이 일어나 죽거나 죽는 건 마찬가지라며 차라리 전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여기저기서 굶어 쓰러져 안 그래도 분위기가 흉흉한데 다른 방식으로 또다시 공포 분위기만 조성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런 것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게 아니라 주민들이 배를 곯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