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화 환율 상승세 ‘둔화’…무역량 확대 영향 가능성

전문가 "무역 거래량 확대되면 환율 변동성 감소"…국제시세와의 연동성 높아져

/그래픽=데일리NK

북한 외화 환율 상승세가 최근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한의 무역량이 증가하면서 외화 환율 변동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8280원으로 조사됐다. 2주 전인 지난달 19일 평양에서 거래된 북한 원·달러 환율이 8360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었다.

신의주와 혜산에서도 북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9일 조사 당시와 비교해 1% 미만으로 하락하는 등 8200~8300원대 가격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위안화 환율도 지난달 19일 조사 때와 큰 차이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5일 평양의 북한 원·위안화 환율은 1190원으로, 직전 조사 당시 위안화 환율과 변동이 없었고, 신의주의 북한 원·위안화 환율은 지난번 조사 때보다 30원 내린 1200원으로 조사됐다. 또 혜산의 위안화 환율도 1210원으로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렇게 북한 외화 환율의 변동성이 작아진 것은 북한의 무역 거래량 확대 및 국제 환율 시세와의 연동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임송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무역 거래량이 확대되면 환율 변동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지난해 북중 교역량 증가가 북한 환율 변동성 둔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북한과 중국의 교역량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2년도 북중 간 교역 규모는 10억 2771만 8000달러로, 이는 2021년의 3배, 2020년의 2배에 해당한다. 2021년 북중 교역 규모는 3억 1803만8000달러, 2020년에는 5억 3905만 9000달러였다.

물론 지난해 북중 교역량은 코로나 이전의 1/3 수준이지만 강력한 국경봉쇄가 이뤄졌던 2020년과 2021년과 비교하면 대폭 증가했다. 바로 이런 북한의 무역량 확대가 외화 환율 변동성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국경봉쇄 기간 북한 외화 환율의 국제 시세와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는데 지난해 말부터 이러한 괴리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달러와 위안의 국제 시세가 북한 내부 외화 환율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국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6.9317 위안이었다. 지난 5일 평양 환율 기준 북한 내 위안·달러 환율은 6.9579 위안으로 국제시세에 따른 달러-위안 환율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최 연구위원은 “2020년 10월부터 보였던 북한 시장의 비정상적인 환율 흐름과 변동성이 지난해 말부터 해소되는 양상이 나타났다”며 “무역량이 확대되면서 외화 유출입이 이뤄지고 시세 격차가 좁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