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나흘간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진행한 가운데,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주민들이 씁쓸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주민들이 이번 회의 결과를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나흘간이나 회의를 진행했지만 이렇다 할 특별한 대책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매체를 통해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과를 보도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회의 결과 관철을 강조하는 강연회까지 진행했으나, 정작 주민들은 ‘정보당 수확량을 늘리려 한다’, ‘새로운 기계들을 농촌에 보내야 한다’는 등 북한 당국이 강조한 내용이 현 실정과 맞지 않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최근 년간 농사 작황이 안 좋아지고 있는데 그 원인 중의 하나가 국경봉쇄로 비료 수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라면서 “비료 문제 하나 제대로 풀어주지 못하면서 수확고를 높이라고 하니 주민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함흥시의 한 주민은 “이번 전원회의 확대회의 내용을 보면 지금 주민들이 처한 빈곤이 마치 농사를 잘 짓지 못했기 때문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농사가 잘돼서 강냉이(옥수수)밥이라도 실컷 먹게 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주민은 “식량 부족으로 죽지 못해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정보당 수확고를 늘리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결국 식량난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농사 차비를 명분 삼아 선전선동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함흥시 주민도 “농기계를 많이 만들어 보내는 것도 좋지만 기계를 움직일 사람들의 생계가 해결된 다음에야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일을 하면 얼마나 잘 할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소식통은 “지금 보릿고개가 들어서기 전인데도 절량세대가 급증하고 심지어 아사자도 나오고 있어 주민들이 생계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위에서는 주민들의 식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보여주기식 행사에만 치중하고 있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