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날 보위원 집 문에 대못 두 개가…김정숙군 ‘발칵’

앙심 품은 주민이 액풀이하려 박아 놓은 것으로 추정…안전부, 미신행위 대대적 단속 진행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노동자구의 살림집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김정숙군에서 미신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최근 김정숙군 안전부가 읍부터 리에 이르기까지 미신행위에 대한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대보름날인 지난 5일 읍에서 누군가 보위원의 집 문 앞에 대못 두 개를 박아놓는 미신행위를 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누군가에게 앙심을 품고 저주할 때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의 집 문에 대못을 박아놓는다고 한다. 그 집 식구 중 누군가 죽거나 쫄딱 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미신행위인 것이다.

특히 연말이나 연초에는 주민들이 새해 운수를 점치려 점쟁이를 집에 불러들이거나 찾아가는 등 미신행위가 성행하는데, 여기서 특별히 운세가 나쁘게 나오는 경우 점쟁이들이 정월대보름에 액풀이하라는 의미에서 원한을 품은 사람의 집 문에 대못을 박으라고 일러주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 올해 정월대보름에 보위원의 집 문에 누군가 대못을 박아놓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김정숙군이 발칵 뒤집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안은 곧바로 김정숙군 안전부에 보고됐고, 미신행위를 한 자를 무조건 잡아내라는 지시에 안전원들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안전원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인민반 정보원들까지 동원하고 있고 점쟁이로 알려진 집 주변들에 진을 치고 점쟁이의 일거수일투족과 점치러 오는 주민들이 있는지를 감시하고 있다”면서 “일부 안전원들은 인민반마다 다니면서 주민들에게 미신행위를 하지 말 것과 주변에서 미신행위를 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바로 안전부에 신고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인민반에는 군 안전원 2명이 나와 인민반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원들은 보위원의 집에 못 박은 범인은 분명 인민반 주민들 속에 있을 것이라며 더 무거운 법적 처벌이 내려지기 전에 빨리 자수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지만, 보위원에 원한이 쌓인 주민이 액풀이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그런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은 보위원도 자기가 한 행동이 있으니 누가 범인인지 짐작은 하고 있을 것인데, 범인 잡느라 애쓰기 전에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해서 원한을 샀는지 뒤돌아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신행위를 사상·정신적 타락을 불러일으키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로 규정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먹고 살기 힘든 요즘 미신에 기대는 주민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