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훈련으로 동상 입은 군인 발가락 절단하게 된 사연

지휘관들 '엄살 부린다'며 동상 입은 군인 훈련 내몰아…결국 제때 치료 못 받아 발가락 잃어

김정은 삼지연 방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19년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삼지연건설현장 방문소식을 전하며 공개한 삼지연관광지구 전경.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북한 양강도 삼지연시 주둔 43여단 소속 군인이 혹한 속 훈련을 받다 심한 동상을 입어 발가락을 절단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43여단 예하 1대대 군인이 영하 40도 안팎의 강추위 속에서 스키훈련을 하다가 발에 동상을 입었으나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양쪽 발가락을 모두 절단하게 됐다.

삼지연에 주둔하는 43여단 예하 1대대는 평상시 국경 지역인 삼지연에 침투하는 적(敵)을 소멸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겨울에는 산악 스키훈련을 전문으로 하는 부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부대는 김정일 집권 시기부터 ‘1호 행사’ 부대로 활동해오고 있어, 특히 겨울에는 언제든지 1호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어떤 기후 조건에서도 하루 8~10시간 스키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겨울이면 일부 군인들이 손이나 귀, 발 등에 동상을 입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 군인도 강추위 속에서 장시간 스키훈련을 하다가 발에 심한 동상을 입어 군의소에 입원하게 됐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군인은 동상을 입은 발이 퉁퉁 부어오르는 데다 진물까지 흘러 훈련 중에 지휘관들에게 통증을 호소했지만, 지휘관들은 ‘훈련에 참여하기 싫어 엄살을 부린다’며 아랑곳하지 않고 군인을 훈련에 계속 내몰았다”고 전했다.

결국 군인은 발가락에 감각이 없고 색깔이 거멓게 변할 정도가 돼서야 군의소에 입원했으나 의술이 변변치 않은 군의소는 동상에 바르는 약만 처방할 뿐 일주일이 넘게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채 그를 방치했다고 한다.

그래서 군인은 양쪽 발의 모든 발가락을 절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삼지연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 군인들은 식량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늘 배고픔에 시달리는 데다 언제 할지 모르는 1호 행사 때문에 강추위 속에서도 죽기 살기로 훈련에 내몰리는 실정”이라며 “결국 한 군인이 발가락을 절단하게 됐는데 지휘관 중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군인만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