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련 행사 준비에 동원된 평양시 주민들 속에서 고강도 훈련과 영양부족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이 여럿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조선인민군 창건 75돐(돌)을 맞으며 진행되는 열병식 군중시위 행사 준비에 평양시민들이 동원됐는데 열악한 경제 여건으로 영양실조가 온 여성 주민들이 훈련 중에 하나둘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훈련은 지난 주말에도 어김없이 진행됐으며, 김일성광장 훈련에 동원됐던 여성 주민 2명이 도중에 쓰러져 훈련장에 있던 군(軍) 우아즈(UAZ) 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영양실조 상태에서 훈련에 동원된 이들 주민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어 발을 헛디뎌 쓰러졌고, 현재 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주민이 감기 증세와 영양부족으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 훈련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런 사태가 계속 이어져 왔으나 2월 초부터는 더욱 심각해져서 보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돼 급기야 정부가 나섰다”며 “정부는 아프고 열악한 주민들에 대한 배려보다도 행사가 며칠을 앞둔 당장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면서 사태를 당장 수습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대열에서 한두 사람이 쓰러지면 뒤따라오는 대열에도 문제가 생기고 그렇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망신당한다면서 연약한 주민들을 솎아내고 건강한 주민들로 교체할 것을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사실 돈 있고 배경 있는 주민들은 돈이나 지원물자를 내고 빠지는 쪽으로 사업이 돼 이번 국가적인 행사 준비에는 동에서 가장 열악한 주민들이 참가했다”며 “영양부족으로 앓고 있는 주민들은 정치사상적 문제와 의견 불만으로 걸려들까 봐 어려운 상태를 말도 못 하고 동원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금껏 ‘죽어도 살아도 행사와 함께 해야 한다’고 고함치며 몰아세우던 책임자들은 북한 당국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당장 대열 재구성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