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당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에 반발하는 반정부 성격의 ‘백지 시위’가 일어났다는 소식이 북·중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 내부에도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중국에서 시위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회령시 국경 지역 주민들 속에 빠르게 전파돼 이제는 중국 시위 소식을 모르면 반동이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중국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소식은 북‧중 국경 지역에서 중국 휴대전화로 외부와 연락하고 있는 주민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극심한 생활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중국 시위 소식에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회령시 주민들은 무엇보다 같은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에서 시위가 벌어진 것에 가장 놀라워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회령시의 한 주민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중국에서 시위가 발생했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놀랐다”며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이고 주민들에 대한 정치적 통제가 우리나라(북한)와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주민들이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은 우리(북한)보다 잘 먹고 잘사는 중국 사람들이 왜 들고일어났는지에 대한 원인과 결과에 대해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코로나 봉쇄 정책에 불만의 목소리는커녕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중국 사람들은 시위를 한다고 하니 더 놀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이번 중국의 시위 소식은 전대미문의 공포정치, 폐쇄 정책으로 억눌려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
또 다른 회령시의 주민은 “이번에 중국에서 발생한 시위 소식에 일부 주민들은 ‘우리도 중국 사람들처럼 죽기 살기로 한번 일을 내야 한다’는 말을 과감하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몇몇 주민들 속에서는 “중국에서처럼 우리 우리나라에서도 한날한시에 다 같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 “다 같이 들고일어나면 국가가 그 많은 사람을 어떻게 죽일 수 있겠는가”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고 한다.
반면 “괜히 쓸데없이 입을 놀리다가는 귀신도 모르게 사라진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주민들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밖에 북한 주민들은 시위를 벌이는 중국인들이 부럽다고 말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드러내놓고 불만을 표출하지는 못하지만 속은 곪아 터지고 있다”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내지 못하게 하는 우리나라와는 너무 다르다는 생각에 중국인들에 대한 부러움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