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녹화 중계하면서 ‘적대국가’로 여기는 한국, 미국, 일본의 경기를 제외해 주민들이 상당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신의주시 주민들이 이번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며 “일단 우리나라(북한)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데다 적대국가 경기를 중계하지 않는다는 조치로 남조선(남한) 손흥민 선수가 나오는 경기를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 선수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특히나 축구를 좋아하는 주민들은 손흥민 선수가 나올 한국의 조별리그 경기가 방송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중앙TV가 한국 경기를 중계하지 않아 주민들이 아쉬움을 내비쳤다는 전언이다. 이른바 ‘적대국가 경기 중계 금지’ 조치로 한국의 경기를 볼 수 없게 된 주민들은 외부와 연락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됐는지, 누가 골을 넣었는지 등을 물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북‧중 국경 지역 주민들은 북한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해 한국 내부 소식은 물론 월드컵 관련 소식도 발 빠르게 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앞서 손흥민 선수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실력 있는 한국 선수들이 대거 월드컵 대회에 참가한다는 소식까지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의 경기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경기만 녹화 중계하자 주민들은 “축구에 사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과 28일 치러진 한국 대 우루과이, 한국 대 가나 조별리그 경기 결과가 외부와 연락하는 주민들을 통해 북한 내부에도 전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우루과이와 무승부를 기록하고 가나전에서는 패했다는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주민들은 안와골절상을 이겨내고 월드컵에 나온 손흥민 선수를 언급하며 ‘남조선이 졌다는 얘기를 들으니 손흥민의 부상이 심한 것 같다’, ‘몸 상태가 안 좋은 데 경기를 나간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남조선도 우리(북한)나 비슷하다’며 비난조로 말하기도 하는 등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은 3일 0시 포르투갈과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이와 관련해 현재 북한 주민들은 ‘남조선 축구 수준으로 볼 때 최소 16강까지는 올라가지 않겠느냐’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점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앞으로 있을 남조선의 경기 결과에 대한 주민들의 궁금증이 대단히 높다”며 “한편에서 주민들은 우리나라는 왜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는 건지, 실력이 안 돼서 못 참가하는 것인지 일부러 참가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