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치바보·멍텅구리…김여정 막말 담화에 통일부 “개탄스럽다”

정부 독자제재 검토에 윤 대통령 언급하며 비난…통일부 "도적이 매를 드는 식…강한 유감"

지난 8월 10일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김 부부장은 코로나19 유입 경로로 남한에서 넘어 온 ‘대북전단’을 지목하며 “이번에 겪은 국난은 명백히 세계적인 보건위기를 기화로 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공화국대결광증이 초래한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시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통일부가 2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는 이날 “우리 국가 원수에 대해 저급한 막말로 비난하고 초보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등으로 초래됐음에도 도적이 매를 드는 식으로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통일부는 “우리 국민에 대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체제를 흔들어보려는 불순한 기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러한 시도에 우리 국민은 누구도 동조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북한 당국에 대한 인식만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여정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직함 없이 실명 거론하며 막말을 쏟아냈다.

김여정은 “지난 22일 남조선 외교부 것들이 우리의 자위권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들며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것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며 “‘제재’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안전하고 편하게 살 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 것”이라며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며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 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 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면서 고강도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서는 한편, 남측의 여론을 자극해 남남갈등과 사회 분열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김여정의 담화는 앞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논의한 것과 관련해 “명백한 이중기준”이라며 비난 담화를 내놓은 지 이틀 만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