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적 술판·먹자판 철저히 금지”…농장들에 ‘타격대’ 배치

송년회 등 모임 많아지는 연말 맞아 단속 강화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야간순찰 돌며 감시

북한 황해남도 태탄군 옥암농장의 가을걷이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이 집단적으로 술판과 먹자판을 벌이는 행위를 금지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4일 전국의 각급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안전기관이 집단적으로 술판과 먹자판을 벌이는 기관 기업소, 협동농장들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고 엄중성 정도에 따라 당정, 행정적, 법적으로 강력히 처벌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렸다.

북한은 이번 지시문을 통해 일부 기관 기업소와 협동농장들에서 연말 송년회를 명분 삼아 집단적으로 술판과 먹자판을 벌이는 일을 철저히 금지하도록 하라면서 이를 방치하거나 방관한 일꾼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엄격히 처벌하도록 할 것을 특별히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협동농장들에서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한해 농사를 짓느라 고생한 농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돼지, 개 등 집짐승을 잡아 다 같이 먹는데, 이를 막기 위해 집단적 술판과 먹자판을 금지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연말 송년회와 같은 행사 후 식사를 간소하게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당은 올해 알곡 소출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연말 결산을 한다면서 집짐승을 가져다 먹고 밤새 술판을 벌이지 않도록 하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소박하게 식사 조직을 하라고 당부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간부들은 매일 같이 술판, 먹자판을 벌이면서 한해 농사를 짓느라 고생한 농민들이 다음 해 농사를 더 잘 짓자는 의미에서 진행하는 모임마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여기(북한) 농민들은 1년에 고기 한 점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함경북도 안전국에서는 도내 시, 군 안전부들과 분주소들에 집단적으로 술판과 먹자판을 벌이는 행위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출동해 관련 책임자들을 체포해 노동단련대 처벌을 내릴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실제 무산군 안전부는 지난 16일부터 타격대들에 담당 지역을 지정해주고 술판과 먹자판을 벌이는지 감시하기 위해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집중적으로 야간순찰을 진행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 안전부에서는 군안의 협동농장들에 타격대 인력을 더 많이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현지 농민들은 “연말에 다 같이 모여 밥 한 끼에 술 한 잔 하는 것을 이렇게까지 겁박 주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타격대원들은 각종 사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야간순찰을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협동농장들에서 집단적으로 술판과 먹자판을 벌이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데 기본 목적을 두고 있어 현지 농민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