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혜산 주민, 공모해 기밀 유출한 혐의로 긴급 체포돼

간첩·불순이색분자 색출에 총력전 벌이는 北…소식통 "유무선 통신 감청 더 강화될 듯"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평양과 양강도 혜산 주민 2명이 내부 기밀 유출 혐의로 국가보위성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1일 평양 주민 40대 함모 씨와 혜산 주민 50대 박모 씨가 2020년 2월경부터 올해 10월까지 공모 결탁해 내부 기밀을 주기적으로 유출하고 내란음모를 꾀했다는 혐의로 한날한시에 국가보위성(이하 보위성)에 긴급 체포됐다.

보위성의 가택 수색 결과 함 씨의 집에서는 거액의 달러와 손전화(휴대전화) 4대가 발견됐고, 박 씨의 집에서는 달러와 위안화, 손전화 2대와 중국 손전화 2대가 발견됐다고 한다.

보위성은 평양에 있는 함 씨가 중앙기관과 평양시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 간부사업(인사), 1호 행사 관련 정보를 유선전화나 손전화를 이용해 혜산에 있는 박 씨에게 전달하고 박 씨가 이를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소식통은 “이번 체포된 이들이 진짜 간첩질을 했는지 누가 알겠느냐”면서 “보위성에서 간첩이라고 하면 간첩인 줄 알지 그 사람들이 체포된 진짜 이유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박 씨는 체포 당일 양강도 보위국의 조사 없이 곧바로 평양으로 이송됐다”며 “보위성이 이번 사건을 대형 사건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보위성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하면서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선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김정은 신변안전 백방 보장” 지시에 보위부 주민 감시 강화)

특히 보위성은 평양시 보위국에 평양 주민들이 국경 지역 주민들과 통화할 때는 선택적 감청이 아니라 반드시 감청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 평양시 실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누설하는 경우에는 직위나 출신, 이유를 불문하고 법적 처벌을 가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강도 보위국에는 북·중 국경 지역에서 내부 기밀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불법 중국 손전화 사용자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지금의 10배 수준으로 강화하고, 간첩 및 불순이색분자 색출에 총력전을 벌일 것을 다시금 강조했다는 게 소식통이 이야기다.

소식통은 “몇 년 전부터 평양을 비롯한 내륙 지역과 국경 지역에 대한 통화 감청이 강화됐는데 이번에 이런 사건이 발생해 유무선 통신에 대한 보위성의 감청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