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노농적위대 비상소집 출석률 50%…무엇을 의미하나?

훈련을 받고 있는 북한 노농적위군.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캡처

최근 북한의 모든 시, 군 인민위원회, 농촌경영위원회, 지방기업들에서 상급당 민방위 부서의 통원태세 검열이 진행됐다. 이는 노농적위군의 작전 전투 능력을 높이기 위해 현지를 요해(파악)하고, 민방위(民防衛) 무력의 정치 군사적 위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비상 소집 훈련에 임하는 주민들의 태도가 이례적이었다. 특히 평안남도 평원, 숙천, 문덕과 개천지역에서 진행된 노농적위대 비상 소집 검열에 출석률이 50%도 안 돼 지역 민방위 관계자들이 당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한다.

여기서 동원에 불출석한 주민들은 ‘아프다’는 이유를 둘러댔다고 한다. 어찌할 줄 모르는 사실도 있었다고 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프다고 하면서 안 대 놓고 동원되지 않았다고 전언하고 있다.

여기서 노농적위군(노농적위대)은 1959년 1월 14일 창설된 북한 최초의 민간군사 조직이다. 평상시에는 공장과 농장에서 일하면서 민방위 업무를 수행하고, 유사시에는 군대와 함께 지역 방어 임무와 같은 정규군 보충 및 군수품 수송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10년 10월 10일 당 창건 65주년 열병식 이후 ‘노농적위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처럼 반(半) 군사 조직으로 노농적위군에 이름을 올린 주민이라면 무조건 참여해야 하는 훈련에 ‘보이콧’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노동당의 반(反) 인민적인 행태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것이 소식통의 진단이다.

북한 노동당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대규모 행사(4월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와 사진 정치를 위해 사람들 불러 모아 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 본인들이 방역을 잘못한 결과다. 후과는 컸다. 많은 주민들이 고통에 시달렸고,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 방역 총화(8월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모든 책임을 남쪽 정부에 넘기고, 그것이 잘 먹히지 않자 또다시 적위군 회의를 소집하여 주민 불만을 전쟁 위협이라는 수단으로 잠재우려 하고 있다.

이번의 노농적위군 비상 소집에 불응으로 대응한 주민들의 행동이 보여준 것은 무엇일까? 북한 노동당이 직접 만들어놓고 돌연 상영을 금지한 예술영화 ‘임꺽정’의 주인공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며 세상을 향해 외쳤다. 바로 이런 점을 주민들이 보여줬다는 평가다.

북한 노동당과 최고지도자는 주민생존에 도움이 안 되는 회의나 노농적위군 비상 소집을 벌일 게 아니라 평화와 국민 생존을 최우선하는 국제사회 흐름과 추이에 변화로 대응하여야 한다.

북한도 이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존경받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만경대 김씨 가문이나 당 간부가 아니라 열심히 생계를 위해 몸부림 치는 가난한 농부가 편하게 살 수 있는 미래를 그려야 한다.

그럼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비과학적인 방역에 집착하지 말고 코로나 사태 후유증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식량과 식품을 원만하게 공급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시장경제 활동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주민 생존이 보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