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서 난리인 빈대, 北에선 흔해…퇴치·확산 방지 대책은 無

"모든 것 자체로 해결해야"…단련대에도 빈대 많아 대책 호소해도 돌아오는 것은 폭행 뿐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노동자구의 살림집들. /사진=데일리NK

최근 전국적인 빈대 출몰로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북한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빈대에 시달려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가정집은 물론 구금시설에도 빈대가 흔히 서식하지만, 퇴치나 확산 방지 대책은 별달리 없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회령시를 비롯해 함경북도 내 다른 군들에도 예전부터 빈대가 있었다”면서 “빈대 약을 집안의 구석구석에 발라도 일시적일 뿐 며칠 못 가서 또다시 나타나는 등 완전 박멸이 어렵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농촌 지역의 가정집들에는 빈대가 없는 세대가 없을 정도로 흔하다. 빈대는 이깔나무에 많이 끼는데, 북한 가정집들에서는 이깔나무로 만든 이불장이나 식장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농촌 가정집들에 들어가 보면 밤낮 할 것 없이 벽을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빈대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약을 쳐도 며칠 뒤에 또 발견돼 독한 냄새만 맡으니 주민들이 약 치는 것도 포기하고 그저 빈대가 눈에 보이면 때려잡을 뿐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에서 빈대는 퍼지는 속도도 빠르고 약을 쳐도 잘 죽지 않고 또 생겨나 악질이라고 불리고 있다”면서 “모든 가정집에서 한날한시에 약을 치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한 집에서만 빈대를 없애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계속 퍼지니 힘만 빠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도 이제는 만성화됐는지 빈대 독을 하나도 타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면서도 “그래도 여전히 몇몇 사람들은 빈대 때문에 밤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물린 자리가 벌겋게 독이 올라와 간지러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회령시 노동단련대에도 빈대가 많아 단련대 생활을 하는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은 세워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단련대에서는 눈 뜨고 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동에 시달리는데 그나마 눈을 붙일 수 있는 밤에는 또 빈대에 시달린다”면서 “단련대생들이 대책을 세워달라고 해도 돌아오는 것은 폭행뿐이기 때문에 단련대 생활이 끝날 때까지 그냥 참고 지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죄를 짓지 않은 일반 사람들이 빈대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도 국가에서 방역을 해주거나 제거해주거나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체로 해결해야 하는데 죄를 지어 단련형을 받고 단련대에 들어간 사람들의 말을 누가 들어주겠느냐”면서 “단련대에 빈대가 득실거려도 아무런 관심도 없고 해결해주려 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