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학생들 한 달간 감자 캐기 동원…쌀·부식물은 개인 부담

고스란히 부담 짊어지는 학부모들 불만 호소…교원들 농촌동원 빼주는 대가로 돈 챙기기도

감자수확
북한 양강도에서 농장일꾼들이 감자를 캐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주요 감자 생산지인 양강도에서 학생들이 한 달간 감자 캐기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혜산시 고급중학교, 전문학교, 대학교들에 감자 캐기 동원 지시가 내려졌다. 학생들이 11일까지 담당 농장들에 도착해 12일부터 감자 캐기 작업에 돌입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북한의 감자 주산지인 양강도에서는 매년 감자 수확 철이 되면 학생들이 감자 캐기에 동원되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감자 캐기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학생 동원 기간은 이달 12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한 달간이며, 각 학교에서는 도당 교육부의 지시에 따라 지난 10일과 11일 사이에 학생들을 데리고 담당 농장으로 향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학교에서는 동원 기간 필요한 식량과 부식물, 조미료 등을 학생들에게 전부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혜산시 혜명고급중학교의 한 학급에서는 학생 1명당 쌀 15kg, 식용유 1병, 맛내기(조미료) 100g, 된장 500g, 고춧가루 200g, 소금 300g씩을 보장하도록 했고, 또 다른 학급에서는 1명당 쌀 12kg에 더해 부식물 구매비로 15만 원(북한 돈)의 현금을 낼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매해 봄가을이면 농촌지원에 한 사람 같이 떨쳐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 동원 지시가 내려지는 대부분 단위에서는 식량 보장 등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주민들이 생활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개인이 농촌지원 기간에 많은 양의 식량과 돈을 부담해야 하는 형편이 되자 학부모들이 상당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일부 담임 교사들은 가정 형편이 좋은 학생들을 농촌 동원에서 빠지게 해주는 대가로 1명당 700~1000위안씩 챙기는 등 감자 캐기 동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소식통은 “학교 선생들은 감자 캐기를 비롯한 농촌 동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생활 형편이 얼마나 어려운지 농촌 동원에 빠지겠다는 학생이 없어 교원들이 강짜로(억지로) 돈을 내고 동원에서 빠질 것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마다 진행되는 농촌 동원이 정말로 농장원들의 일손을 도와주기 위한 것인지, 교원들의 돈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라면서 “특히 하루살이를 하는 학부형들은 동원 기간 농촌에서 생활해야 할 자녀들의 식자재 부담에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