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자들과의 사상 대결은 총포성 없는 전쟁”…청년들 단속

강연회 참가한 청년 "강압적인 방법으로 교양하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 비판하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29일 “세대가 바뀌고 혁명이 전진할수록 더욱 투철한 반제계급 의식을 지니자”고 촉구했다. 사진은 평양 중앙계급교양관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청년절(8월 28일)을 앞두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회주의 체제 수호 정신을 강조하는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문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년들을 사상적으로 단속해 체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함흥시 청년동맹위원회는 청년절을 맞아 ‘청년들은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과 자기의 것에 대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의 사회주의를 빛내가는데 앞장설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강연회를 진행했다.

이날 강연회에서 강연자는 먼저 “오늘날 제국주의들과 괴뢰들은 우리의 사회주의를 빛내고 대를 이어야 할 청년층을 대상으로 제국주의 사상문화를 침투시켜 청년들을 정신적 불구자로 전락시켜 우리의 사회주의 제도를 멸망시키기 위해 안팎으로 책동하고 있다”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강연자는 “청년들에게 사상을 떠난 사회주의란 없으며 사회주의는 사상을 무기로 하여 태어나고 전진하며 승리해 나간다”며 “사상적으로 무장돼 있지 않으면 자본주의 사상으로 머릿속이 녹슬게 되고 우리의 사회주의 제도를 수호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반동적인 사상문화적 책동을 짓부시기 위한 제국주의자들과의 사상·정신적 대결은 총포성 없는 전쟁”이라면서 “청년들을 사상적으로 교양하는 사업은 혁명의 전도가 달려 있는 중대하고도 사활적인 문제인 만큼 모든 청년동맹 조직들에서는 우리식 사회주의를 빛내어 나가기 위한 조직정치사업과 청년교양사업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강연회 내용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고 한다. 청년들은 맹목적으로 체제 수호 정신을 강요하며 사상을 단속하려는 당국의 움직임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강연회에 참가한 함흥시의 한 청년은 “사회주의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라고 하면 그런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가”며 “청년들의 사상을 강압적인 방법으로 교양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함흥시의 또 다른 청년도 “지금 세대 청년들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먹고 사는 문제를 비롯한 모든 세계관에서 예전 세대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정부에서 청년들에 대한 사상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그런 것이 먹힐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북한이 청년들의 사상 이완, 체제 이탈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교양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청년들 속에서는 반발만 더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