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북한 여성들의 옷차림 트렌드는 ‘반소매 원피스’

시장서 500~2000위안 비싼 값에 팔려…생활 어려운 여성들은 윗세대 입던 것 고쳐 입기도

지난 2018년 9월 촬영된 평양의 일상. 시민들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푹푹 찌는 여름철 무더위에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 원피스 옷차림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최근 함흥시 여성들 속에서 여름옷으로 달린치마(원피스)가 유행”이라며 “길거리에 나서면 각이 각색의 달린치마를 입은 여성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원피스는 북한에서 1980~1990년대 유행했던 옷차림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기가 없어 특히나 젊은 여성들이 원피스를 입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는 분위기였으나 올여름에는 원피스를 입는 여성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무릎 위로 오는 길이의 반소매 원피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함흥시 장마당에서 반소매 원피스 1벌 가격은 국산(북한산) 제품의 경우 500~1000위안, 중국산 제품은 1500~2000위안으로 상당히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 이렇듯 높은 가격에 주민들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들을 보면 그 사람의 집안 형편이 좋은 것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중국산 반소매 원피스는 코로나 사태 전인 지난 2019년 물주들이 견본품으로 들여왔다가 팔리지 않아 묵혀 두고 있던 제품들인데, 올해 원피스 옷차림이 유행하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물건을 가지고 있던 상인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원피스 옷차림은 함경남도뿐만 아니라 양강도 혜산시와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유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당국의 지시와 통제로 치마만 입었지만, 올해 여름에는 별다른 강요나 제지가 없어 여성들이 세련미와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원피스를 즐겨 입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요즘 젊은 여성들은 유행에 대단히 민감하다”며 “최근 달린치마 유행으로 20~30대 여성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달린치마를 선호하고 있으나 높은 가격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여성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먹고 사는 게 힘들지만 젊은 여성들이 다양한 색깔의 달린치마를 입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 길거리가 밝아진 느낌”이라면서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일부 여성들은 윗세대가 입었던 옛날 달린치마를 고쳐 입고 길거리에 나서기도 한다”고 덧붙였다.